두산 베어스 선발 플렉센이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발 앞서갔다.
두산은 4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0 케이비오(KBO)리그 준플레이오프(2선승제) 1차전에서 6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 11탈삼진을 기록한
크리스 플렉센(26)의 역투에 힘입어 엘지(LG) 트윈스를 4-0으로 제압했다.
선발 투수 싸움에서 두산이 엘지를 압도했다. 이날 106개의 공을 던진 플렉센은 1회초부터 구위를 과시했다. 특히 엘지의 중심타선인 김현수∙로베르토 라모스를 상대로 연속 삼진을 기록하며,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쾌조의 스타트를 선보였다. 이후 6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11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철벽투를 뽐냈다. 최구 구속은 시속 155㎞에 달했다.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하이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가 돋보였다. 이날 플렉센은 최고수훈선수(MVP)에 뽑혔다.
반면 엘지가 선발로 내세운
고졸 신인 이민호(19)는 1회말 첫 투구 때 두산의 첫번째 타자인 허경민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어 나온 정규시즌 최다 안타 1위(199개) 호세 페르난데스(32)에게 시속 142㎞의 슬라이더를 던지다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 짜리 투런 홈런을 맞았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뒤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던 이민호는 4회말 다시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0-3으로 팀이 뒤진 상황에서 교체됐다. 3⅓이닝 동안 총 투구수는 66개. 19살 고졸 신인이 감당하기엔 가을 야구의 중압감이 더 컸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연장 13회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준플레이오프에 올라온 엘지 타자들의 방망이도 무거웠다. 엘지 타자들은 플렉센의 예리한 코너워크와 구속 차이가 시속 40㎞에 이르는 볼배합에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두산의 공격은 술술 풀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100% 컨디션이 아닌 최주환 대신 꺼낸 오재원 카드가 들어맞았다. 오재원은 3타수 2안타 2타점을 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4회말 팀이 3-0으로 달아나는 1타점 2루타와 6회말 4-0으로 차이를 벌리는 적시타를 치며 맹활약했다.
엘지는 5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정주현 타석 때 대타 박용택 카드를 꺼냈으나, 박용택이 땅볼을 치며 물러나 추격에 실패했다. 플렉센이 내려간 뒤에도 두산의 최원준∙이승진∙이영하 등 불펜진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며 끝내 4-0으로 영봉패를 당하고 말았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5일 같은 장소에서 저녁 6시30분에 열린다. 역대 2선승제로 치러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 승리팀이 100%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한편, 이날 잠실 구장엔 정원의 50%인 1만1600명 관중이 입장해 매진을 기록했다.
잠실/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2020 KBO리그 준플레이오프(2선승제) 1차전
두산(1승) 4-0 LG(1패)
<승>플렉센 <패>이민호 <홈>페르난데스(1회2점·두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