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케이비오(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케이티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4회말 두산 최주환이 2점 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통산 14번째다.
두산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케이비오(KBO) 플레이오프(3선승제) 4차전에서 케이티(KT) 위즈를 2-0으로 꺾고 3승 1패를 기록해,
정규리그 1위 엔씨(NC) 다이노스와 왕좌를 놓고 겨루게 됐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오는 17일 저녁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승부를 일찍 끝내고 하루라도 휴식을 취해야 하는 두산과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케이티는 동원 가능한 모든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투수 총력전을 펼쳤다. 양 팀이 투수만 9명(두산 4명, 케이티 5명)을 출전시켰다.
경기 초반부터 두 팀 감독의 투수 교체 전략이 팽팽했다. 먼저 승부를 건 쪽은 두산 김태형 감독. 김 감독은 1회초 1사 2, 3루에서 타자 3명만을 상대한 선발 유희관을 내리고 올 시즌 케이티를 상대로 평균자책점 0.60을 기록한 프로 3년차 김민규(21)를 과감하게 투입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한발 빠른 투수 교체였다. 김민규는 위기 상황에서 유한준을 범타, 강백호를 삼진으로 잡으며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날 김민규는 4⅔이닝 동안 4탈삼진·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플레이오프 4차전 최고수훈선수(MVP)에 뽑혔다.
케이티 이강철 감독도 3회말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오던 선발 배제성(24)을 2사 1루 상황에서 내리고 좌완 조현우(26)를 마운드에 올리며 두산 타자들의 허를 찔렀다.
양 팀의 변칙적인 투수 교체전이 이어지면서 유지되던 팽팽한 균형은 4회말 깨졌다. 실점을 허용한 것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케이티의 소형준이었다. 케이티의 조현우가 갑자기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연속 폭투로 2사 2루 상황이 되자, 이강철 감독은 5차전 선발이 유력한 소형준을 호출했다. 상대할 타자는 발바닥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던 최주환. 소형준이 긴장을 풀었던 탓일까. 최주환은 소형준의 시속 143㎞ 직구를 받아쳐 우익수 뒤를 125m 날아가는 큼직한 2점 홈런을 작렬시키며 0의 균형을 깼다.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3번째 홈런이었다. 최주환은 5회초 케이티 대타 김민혁의 강한 타구를 직선타로 잡는 호수비도 선보였다.
김태형 감독은 2-0으로 앞선 7회초,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크리스 플렉센을 등판시키며 승부를 걸었다. 플렉센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두산 승리를 굳게 지켰다.
플레이오프 1차전 때 7⅓이닝 무실점 호투를 하고 이날 1세이브를 올린 플렉센은 플레이오프 최고수훈선수로 뽑혔다.
이강철 감독도 7회말 리그 홀드 1위 주권과 마무리 김재윤을 등판시키며 경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케이티는 이날 비록 두산에 졌지만, 창단 이래 첫 가을야구 진출과 포스트시즌 첫승이라는 값진 열매를 수확했다.
경기 뒤 김태형 감독은 “어려운 경기를 했다. 선수들이 잘해줬다. 한국시리즈에 올라간 만큼 준비 잘해서 좋은 결과 내겠다”며 “좋은 선수들 만나서 (6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기록이 남게 됐다. 다시 한번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오늘 결과는 내 문제다. 혼자 생각을 한 뒤 부족한 부분을 찾겠다. 오늘은 선수들에게 칭찬만 해주고 싶다”며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는지는 모르겠다. 더 높은 곳에 못 가서 죄송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