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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센 공략법…커브는 커트하고 속구를 노려라?

등록 2020-11-18 04:59수정 2020-11-18 10:13

[스포츠 통]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관전법
두산의 크리스 플렉센이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케이티 위즈와의 2020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의 크리스 플렉센이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케이티 위즈와의 2020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분 좋게 한국시리즈 첫 판(17일)을 따낸 엔씨(NC) 다이노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포스트시즌 내내 ‘언터처블' 기세를 이어간 크리스 플렉센(두산 베어스)이다. 이동욱 엔씨 감독도 “현재 가장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는 플렉센”이라고 인정한다. 플렉센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차전에 두산 선발로 등판한다. 엔씨로서는 플렉센이라는 산만 넘으면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바짝 다가서게 된다.

플렉센의 포스트시즌 활약은 눈부시다. 준플레이오프(LG전) 1경기, 플레이오프 2경기(KT전)에 등판해 1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1.10(16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161. 59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삼진을 24개나 솎아냈다. 케이비오(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두 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 기록도 세웠다. 엘지, 케이티 선수들 모두 “알고도 못 치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플렉센은 정통 오버핸드 투수다. 이 때문에 공을 놓는 위치가 상당히 높게 보인다. 그 공이 빠르기까지 하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플렉센과 상대한 엘지 포수 유강남은 “키가 큰 선수는 아니지만 공을 놓는 곳이 2m 정도로 높아서 각이 상당히 크게 느껴진다. 제구가 잘 될 때 시속 150㎞대 속구와 각이 큰 커브가 들어오면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다”라고 했다. 이형종(LG) 또한 “공의 회전력이 좋은 것인지 위에서 내리꽂는 느낌이 인상적이었고 국내 투수에게서는 보기 힘든 공이었다. 스트라이크 위아래 구분이 쉽지 않아서 어렵게 상대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플렉센 등판 때 주심을 봤던 한 심판은 “타자 입장에서 공을 체감하는 게 다를 듯하다. 종속도 빨라서 비슷한 속도의 공을 던지는 투수들과 비교해 공 끝이 아주 좋다”면서 “커브 각도 좋다”라고 평했다.

플렉센의 주력 공은 최고 시속 154㎞에 이르는 강속구다. 포스트시즌 3경기 동안 구사 비율이 61.9%에 이르렀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때는 속구 평균 구속이 시속 150.3㎞(최고 시속 154.8㎞)였다. 잠실야구장에서 열려 추웠던 터라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 속도는 더 했다. 포스트시즌 3경기 속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9.9㎞. 여기에 결정구가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뚝 떨어지는 폭포수 커브다. 발 부상으로 두 달 정도 재활을 하는 동안 커브를 집중적으로 익힌 게 강속구와 찰떡궁합을 이루며 ‘언터처블’ 구종이 됐다. 플렉센의 구종별 포스트시즌 피안타율을 보면 커브를 던졌을 때 피안타율은 0.083에 불과하다. 커브 평균 구속은 시속 121㎞였는데 속구 구속과 시속 28~29㎞ 차이가 난다.

김정준 〈에스비에스(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플렉센은 물리적으로 공이 빠른데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는 느낌이다. 커브도 같은 높이로 오다가 떨어지기 때문에 선수들이 속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강속구와 커브의 이상적 조합이 플렉센의 구위를 완성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여기에 커터(컷패스트볼)와 체인지업, 슬라이더까지 던진다. 김 해설위원은 “부상 전에도 플렉센의 공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복귀 뒤 커브는 물론이고 체인지업, 슬라이더까지 좋아졌다.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사실 엔씨는 플렉센에 대해 잘 안다. 정규시즌 상대 성적도 꽤 괜찮다. 3경기에서 맞붙어 18이닝동안 7점(6자책)을 뽑아냈다. 따뜻해서 강속구 위력이 다소 감소하는 실내(고척스카이돔)에서 경기를 하는데다 앞선 3경기 투구 패턴도 이미 간파한 상황이다.

이호준 엔씨 타격코치는 “정규시즌 때 플렉센과 상대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있다”면서 “플렉센의 투구수를 늘리기 위해 공을 많이 보고 커트를 해야 하는데 실행이 될지는 경기 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정준 해설위원 또한 “엘지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 때처럼만 하면 된다. 일단 빠른 공만 노리고 타석에 서서 변화구는 커트해 내고 타석에서 물고 늘어져야만 엔씨에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규리그 타율 2위(0.291), 홈런 1위(187개), 득점권 타율 1위(0.328)의 엔씨 타선과 가을야구 ‘괴물’로 변한 플렉센의 창과 방패 대결은 2020 포스트시즌 또 하나의 볼거리를 선사할 전망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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