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건우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2회초 1사 1·2루에서 내야땅볼 후 엔씨의 수비 실책으로 1루에서 세이프되고 있다. 연합뉴스
장군 멍군.
사이좋게 1승씩 나눠가진 엔씨(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 2020 케이비오(KBO) 한국시리즈(4선승제)는 고척 스카이돔에서 계속되기 때문에 3, 4차전에서는 1, 3루 더그아웃만 맞바꾸면 된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1패 뒤 3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우승할 확률은 93.3%(15차례 중 14차례). 20일 저녁 6시30분 열리는 3차전 관전포인트를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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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실책 줄이기
엔씨는 1, 2차전 3개의 실책을 범했다. 3루수 박석민이 2차례, 포수 양의지가 1차례(타격 방해) 베테랑답지 않게 실수했다. 실책은 그대로 실점으로 연결됐다. 특히 2차전 때 박석민이 2회초 범한 실책으로 선취점을 헌납해 엔씨는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다. 정규리그 1위로 2주 넘게 쉰 엔씨는 우려와 달리 타격감(팀 타율 0.288)은 괜찮은 편인데 자잘한 실수가 나온다. 이런 이유로 3차전부터는 다른 선발 라인업이 나올 수도 있다. 수비가 좋은 지석훈을 선발 출장시키고 박석민을 지명타자 등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1, 2차전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명기는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등 9타석 7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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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득점권 타율 높이기
두산의 1, 2차전 득점권 타율은 0.188(16타수 3안타)에 불과했다. 타율(0.266)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상대 실책 등에 힘입어 8점을 뽑아내기는 했지만 아쉽기는 하다. 7, 8번 타순으로 내려갔던 페르난데스, 오재일이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2차전이 끝난 뒤 “오재일이 쳐줘서 팀으로서는 다행”이라고 했다.
김재호가 2차전을 계기로 공수에서 자신감을 얻은 것도 큰 수확이다. 김정준 〈에스비에스(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김재호가 살아나면서 두산이 싸울 만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1, 2차전 무안타(8타수 5삼진)에 그쳤던 김재환이 언제 첫 안타를 기록할 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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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최원준, 선발 맞대결
양 팀은 마이크 라이트(30·NC)와 최원준(26·두산)을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 속구와 커터를 즐겨 던지는 라이트의 올해 성적은 11승9패 평균자책점 4.09. 두산전 성적은 2승1패 평균자책점 4.09였다. 다혈질적인 성격이라 마운드에서 스스로 무너질 때가 많은 게 약점으로 지적된다. 라이트와 맞서는 최원준은 시즌 내내 두산의 3선발 역할을 맡아왔다. 10승2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비교적 괜찮은 성적을 남겼는데 엔씨전 성적이 그닥 좋지 않다. 불펜, 선발로 5경기에 등판해 8⅓이닝 동안 4홈런 포함해, 11실점을 했다. 두산으로서는 최원준 다음으로 이어던질 투수를 고민해야만 한다. 김민규, 홍건희 투입 시기가 관건. 2차전 영웅이 된 두산 불펜의 ‘키맨’ 김민규는 정규리그 때도 엔씨 타선에 단 한 번도 안타를 허용한 적이 없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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