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이거즈 이의리가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데뷔 첫 승을 따낸 뒤 승리 기념구를 들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3전4기. 4경기 선발 등판 만의 프로 첫 승은 달콤했다. ‘슈퍼 루키’로 평가받는 좌완 투수 이의리(19·KIA 타이거즈) 얘기다.
이의리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의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최고 구속 시속 149㎞의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위주로 슬라이더, 커브도 구사하면서 한화 타선을 꽁꽁 막았다. 1회초 2사 후 노시환부터 3회초 2사 박정현까지 6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한 것이 이날 경기의 백미. 투구수는 85개(스트라이크 59개)였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42가 됐다. 기아는 4-0으로 승리했다.
이의리는 피안타율이 0.158에 그칠 만큼 새내기 선발답지 않은 경기운용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피안타율이 앤드류 수아레즈(0.128·LG)에 이어 전체 2위다.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또한 0.94로 수아레즈(0.78), 박종훈(0.90·SSG)에 이어 당당히 전체 3위에 올라 있다. 이닝당 삼진은 3위. 그야말로 ‘으리으리하다’.
기아 타이거즈 이의리가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신인 투수 중 가장 먼저 선발승을 올린 이의리는 28일 경기 뒤 인터뷰에서 “첫 승을 거둔 게 아직 실감 나지 않고 얼떨떨하다. 그래도 잘 던졌을 때 첫 승을 거둬 기분 좋다”고 했다. 그는 이어 “평소보다 밸런스가 좋지 않고 속구가 날렸는데, 포수 김민식 선배의 주문대로 체인지업 위주의 투구를 한 게 좋은 결과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장에 부모님이 찾아 프로 첫 승의 의미가 더 깊었다.
이의리는 삼진 욕심에 대해 “삼진을 계속 잡다 보면 투구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 빨리 승부하려고 노력했다”면서 “계속 열심히 해서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고 싶고 올림픽에도 가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기아는 좌완 에이스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면서 올해 선발 로테이션에 큰 구멍이 났었다. 하지만 이의리의 깜짝 등장으로 양현종의 빈자리를 잊을 수 있게 됐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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