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은 30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세인트루이스/AFP 연합뉴스
메이저리그 데뷔 2년 차. 아직은 알아가야 할 상대 타자가 많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김광현은 30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볼넷은 하나도 없었다. 팀이 0-1로 뒤진 상황에서 5회말 대타 맷 카펜터와 교체됐으나 그가 곧바로 역전 3점포를 터뜨리면서 패전 투수가 되지는 않았다. 이후 경기가 동점이 되면서 김광현의 선발승도 없던 일이 됐다. 투구수는 84개(스트라이크 51개). 평균자책점은 3.29(종전 4.15)로 낮췄다. 세인트루이스는 연장 접전 끝에 4-3으로 이겼다.
김광현은 경기 뒤 이날 자신을 상대로 2타수 2안타를 기록한 J.T. 리얼무토에 대해서 “(3회초 2사1루에서 우측 2루타를 허용했을 때) 좋은 공을 던졌다고 생각했는데 맞았다. 리얼무토에게 던진 초구가 볼이 되면서 2구째 체인지업을 스트라이크존에 넣었다. 유인구로 던져야 하는 타이밍이었다”면서 “리얼무토와 올 시즌에 더 붙지 않겠지만 상대 타자를 더 공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필라델피아와 첫 대결(3이닝 5피안타 3실점)에서 부진해 타자별로 어떤 공에 강했는지 공부했다. 생각처럼 제구가 되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래도 최소 실점으로 막았다”면서 “타자들이 내게 적응하는 것보다, 내가 타자들에게 적응하는 것 같다. 타자가 어떤 공을 노리는지, 어떤 공에 강한지 알게 되면서 더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광현은 올해 3차례 선발 등판해 13⅔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을 단 한 개만 허용했다. 9이닝당 0.66개에 불과한 수치다. 작년에는 2.77개였다. 그만큼 타자와 수 싸움에서 더 발전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김광현은 “불리한 카운트에서는 타자가 좋아하는 위치로 공을 던져 파울을 많이 만들고자 한다. 파울을 유도하다 보면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볼넷이 덜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아직 투구 이닝이 많지 않지만 9이닝당 탈삼진 수도 10.54개다. 작년(5.54개)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피안타율이 3할 이상(0.304)인 것은 불안 요소다. 피안타 때문에 이닝당출루허용율(WHIP·1.32)이 높아졌다.
김광현의 다음 등판은 5월6일 뉴욕 메츠 방문 경기가 될 전망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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