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이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엘지(LG) 트윈스와 안방경기에서 7회말 1사 3루 대타 김호재의 기습 스퀴즈 번트 때 홈으로 쇄도해 세이프되고 있다. 엘지 포수는 유강남.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사자 군단이 발톱을 드러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정규리그 5년 연속 1위, 한국시리즈 4연패 등의 위엄을 과시하던 ‘전통의 명가’ 삼성 라이온즈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9위→9위→6위→8위→8위의 중하위권 성적을 찍어왔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마운드에서는 팀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32)에 원태인(21)이 힘을 보태고 타선에서는 새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32)와 강민호(36), 그리고 구자욱(28)이 호쾌한 타격을 보여준다. 사자의 포효가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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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발’ 원태인의 각성 ‘젊은 사자’ 원태인이 깨어났다. 원태인은 4월에 5경기 선발 등판해 4승(1패)을 올렸다. 시즌 첫 등판(4월7일 두산전 5이닝 1실점)을 제외하고 4경기 전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1.16(1위)에 불과하다. 9이닝당 탈삼진은 10.45개(31이닝 36개)로 작년(5.01개)보다 배 이상 올랐다. 올해 9이닝당 볼넷 허용은 2.32개. 제구도 좋아졌고 구위도 향상됐다. 특히 올해 구위가 좋아진 슬라이더가 패스트볼, 체인지업과 어우러지며 타자들이 더욱 까다로워하고 있다. 다승 공동 1위 원태인, 뷰캐넌 활약 덕에 삼성은 현재 선발 평균자책점 1위(3.19)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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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른 피렐라의 방망이 삼성 안방 구장인 라이온즈파크(라팍)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좌우중간 외야 펜스가 짧은데 피렐라에게는 안성맞춤이다. 피렐라는 2일 현재 안방에서 타율 0.400(15경기 60타수 24안타), 8홈런 14타점을 올렸다. 방문 경기(11경기 타율 0.295, 1홈런 6타점)와 차이가 있다. 현재 전체 타격 4위(0.356), 홈런 2위(9개), 최다안타 2위(37개)다. 방망이 콘택트 능력에 장타까지 갖춘 피렐라는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으로 매 경기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피렐라와 더불어 강민호가 타격 선봉에 서고 있다. 타율 0.393로 전체 2위다. 구자욱 또한 타격(공동 8위)과 함께 다리(도루 8개·2위)로 팀 승리를 돕는다. 박해민(7개)과 함께 팀 도루를 견인하고 있다. 삼성은 2일 엘지(LG) 트윈스전 때도 7회말 1사 3루서 김호재의 스퀴즈 번트로 동점을 만들어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엘지전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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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군단도 초반 기세 올려 삼성과 함께 케이티(KT) 위즈의 기세도 만만찮다. 케이티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윌리엄 쿠에바스 투톱에 소형준, 배제성의 호투를 앞세우고 있다. 선발 평균자책점이 삼성에 이어 2위(3.69)다. 토종 선발들의 안정이 결정적이다. 타선에서는 데뷔 4년차 강백호(21)가 만개했다. 강백호는 현재 타율 0.418, 최다 안타 1위(41개), 출루율 1위(0.474)에 올라 있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0.424에 달한다. 당당히 팀 해결사가 됐다. 황재균이 수비 도중 코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해 한동안 이탈이 불가피한데 김병희 등 백업선수들이 빈자리를 잘 메우고 있다. 케이티는 기아와 주말 3연전을 전부 쓸어담는 등 최근 4연승을 달리고 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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