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에스지(SSG) 랜더스 김강민(오른쪽)이 23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엘지(LG) 트윈스전 3회말 1사 1루에서 투런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갑내기 추신수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삼성→엘지(LG)→케이티(KT)→삼성→에스에스지(SSG).
자고 나면 1위가 바뀐다. ‘혼전’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2021 케이비오(KBO)리그다. 4월 말부터 19일간 1위를 지켰던 삼성 라이온즈가 왕좌에서 내려온 뒤 엘지 트윈스, 케이티 위즈가 각각 ‘하루 천하’를 호령했다. 삼성이 1위를 탈환한 것도 잠시. 탄력받은 에스에스지가 5연승의 기세를 몰아 왕좌를 빼앗았다. 여기에 키움 히어로즈 또한 5월 반등을 이뤄내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1~7위 순서는 거의 매일 바뀌고 승차는 2.5경기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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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 정상에 착륙하다
에스에스지는 인천 에스에스지랜더스필드에 허용된 관중 수(2300명)를 매일 채우고 엘지와 주말 3연전을 다 쓸어담았다. 엘지전 3연전 싹쓸이는 2017년 이후 4년 만. 23일 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1위의 엘지 에이스 앤드류 수아레즈를 무너뜨렸다. 1회말 라모스, 정주현 등 엘지 내야수들이 포구 실책을 연발하는 사이 3점을 뽑아냈고 3회말에는 김강민이 투런포로 비수를 꽂았다. 수아레즈의 이날 성적은 3이닝 6피안타 5실점(2자책). 엘지는 4연패에 빠졌다.
에스에스지는 최근 추신수가 리그 적응을 하는 모습이고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최주환도 22일 팀에 합류했다. 외국인 선발 아티 르위키 또한 빠르면 다음 주말 1군에 복귀할 예정이라 선두권 싸움에 추진력을 얻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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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한 영웅들의 질주
시즌 초 7연패에 빠졌을 때만 해도 키움 히어로즈의 올 시즌은 위태로워 보였다. 하지만 5월 들어 팀 타선이 살아나면서 급반등했다. 꼴찌 추락을 걱정하던 팀이 이젠 당당히 단독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최근 열린 삼성, 엔씨(NC) 다이노스전을 전부 쓸어담은 게 컸다.
5월 들어 이정후와 박동원의 방망이가 불을 뿜는 것이 팀 승리를 견인하고 있다. 4월 월간 타율이 0.269에 불과했던 이정후는 5월 들어 0.493의 호쾌한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4월 한 달간 홈런 1개도 없던 박동원은 이달 들어 7개 홈런을 뿜어내는 등 월간 타율이 0.400에 이른다. 여기에 주포 박병호 또한 서서히 감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7연승의 홍원기 키움 감독은 징크스 탓에 현재 매일 같은 사복을 입는 상황. 홍 감독은 “순위는 잘 안 본다”면서도 “6월부터 본격적인 순위 싸움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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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감독들의 동반 부진
1~7위 팀은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반면 8~10위 팀은 아직 뚜렷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세 팀 모두 외국인 감독이 사령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나마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가 4월(0.391)보다는 나은 5월 승률(0.444·8승10패)을 보인다. 매트 윌리엄스 감독이 이끄는 기아는 5월에 고작 4승(13패)밖에 올리지 못했다. 23일 삼성전도 5-2로 앞서다가 중간계투진이 무너지면서 박해민(삼성)의 그랜드슬램 때문에 졌다.
허문회 감독 경질 뒤 11일부터 롯데 자이언츠를 이끌고 있는 래리 서튼 감독은 10경기 동안 3승7패(승률 0.300)의 성적을 올렸다. 허 전 감독 지휘 아래 빛을 못 보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는데 리빌딩과 성적을 동시에 잡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승패 마진이 -10에 이르며 1위 에스에스지와는 8경기 차이가 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