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이 2021 KBO리그 에스에스지(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높아진 백신 접종률과 함께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보복소비가 유행하고 있다. 보복소비는 외부요인 때문에 미뤄왔던 소비를 한꺼번에 몰아서 하는 것으로, 코로나 때문에 참아왔던 각종 욕구가 사치품 구매 등으로 분출되는 현상이다.
눈에 띄는 건 보복소비로 호황을 맞은 백화점과 온라인쇼핑몰에서 스포츠용품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백화점에서는 스포츠용품이 주력 상품으로 자리 잡을 정도다. 특히 골프용품 등 아웃도어 상품 매출 증가세가 가파르다. 스포츠 활동에 대한 억눌린 욕구가 그만큼 강했다는 방증이다.
스포츠 활동에 대한 욕구는 프로스포츠 관람 문제에서도 확인된다. 대표적인 것이 프로야구 관중 입장 문제다. 최근 정지택 KBO 총재는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경기장 입장 인원 확대를 요청했다. 일구회나 프로야구선수협회도 입장문을 내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팬들 사이에서도 관중 입장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부쩍 커졌다. 억눌린 스포츠 활동 욕구가 꿈틀대는 ‘보복스포츠’ 현상이다.
축구 쪽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관찰된다. 1년 만에 열린 축구 대표팀 경기는 연일 매진 행진이다. 지난 5일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를 보기 위해 고양종합운동장을 찾은 축구팬들은 간만에 이뤄진 경기 관람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손흥민 같은 스타 선수의 존재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경기장에서 만난 이들은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사실 스포츠는 코로나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분야다. 동시에 강한 제약을 받기도 했다. 경기장 내 집단감염이 한 번도 없었지만, 연일 확진자가 발생하는 다른 집합시설에 비해 엄격한 잣대가 적용됐다. 기본적으로 방역을 위한 조처였다지만, 그 이면에는 스포츠는 삶에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이 짙게 깔려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장시간의 스포츠 공백은 정신적 허기짐을 가져왔고, 이는 가치적 측면에서 스포츠에 대한 인식을 다시금 되새기게끔 만들었다.
지난 6일 문체부는 프로스포츠 구단의 피해 경감을 위해 앞으로 방역 관리가 가능한 관중 수용 규모 등을 방역 당국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야구와 축구 등 야외 스포츠가 주된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도권 등 거리두기 2단계 적용 지역은 전체 좌석의 10%, 1.5단계 적용 지역은 30%의 관중만 입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놀이공원의 경우 실내외 구분 없이 1.5단계에서는 50%, 2단계에서는 수용 인원의 3분의 1까지 입장이 허용된다. 스포츠 시설에만 유독 까다로운 잣대를 내밀고 있다.
관중 입장 확대는 방역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관계 기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신중히 결정을 내려야 한다. 다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정부가 이번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스포츠를 단순히 경제적 문제로 환원해 손익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 행복의 관점에서도 접근해주길 바란다. 스포츠의 가치는 온전히 영수증에만 담길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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