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은 부산 비엔케이(BNK) 감독. 한국여자농구연맹 제공
한 번 패배로 모든 게 끝날 수 있다. 5판3선승제에서 2승을 먼저 내줬다. 앞선 두 경기 포함, 이번 시즌 상대전적은 1승7패 열세. 그러나 아직 승부가 결정 난 건 아니다. 창단 이래 처음, 그리고 여성 감독으로서는 최초로 여자프로농구(WKBL)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부산 비엔케이(BNK)와 박정은 감독 이야기다.
비엔케이는 23일 저녁 7시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아산 우리은행과 2022∼2023시즌 챔피언결정 3차전을 치른다. 비엔케이는 적지 아산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우리은행을 넘지 못했다. 1차전 56-62, 2차전 67-84. 회를 거듭하며 벌어진 점수 차이는 에이스 김한별이 2차전 도중 당한 부상이 남긴 상처이자, 경험 부족이라는 근본적 한계의 수적 발현이다.
안방에서 일전을 준비하는 비엔케이는 역전을 꿈꾼다. 박정은 감독은 21일 2차전 패배 뒤 “정신적인 것만 아니라 기술, 전술도 선수들이 잘 이행할 수 있게 부분부분 준비해야 한다. 부산에서 반전을 노려보겠다”고 했다. 안방 경기인만큼 “홈팬들의 응원에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밝혔다.
올 시즌 발걸음마다 새로운 역사를 써온 비엔케이는 만약 3차전에 승리하면 다양한 기록을 세울 수 있다. 비엔케이는 이번 시즌 창단 뒤 처음 챔프전에 올랐고, 박정은 감독은 여성 감독 중 최초로 챔프전 승리에 도전한다. 구단 역사상 첫, 그리고 여성 감독 최초 챔프전 승리를 동시에 일굴 수 있다. 첫 우승이라는 대업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음은 물론이다.
다만 우리은행 벽은 높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올 시즌 25승5패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2위 비엔케이(17승13패)보다 8승이 더 많다. 우리은행은 3차전 승리를 통해 구단 통산 10번째 통합우승과 11번째 챔피언 등극을 노린다. 그간 1, 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은 단 한 차례 예외도 없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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