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셀틱스의 마커스 스마트가 24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캐세야센터에서 열린 2022∼2023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 동부 콘퍼런스 결승 마이애미 히트와 4차전 중 포효하고 있다. 마이애미/AFP 연합뉴스
7전4선승제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0승3패는 ‘데스노트’와 같다.
미국프로농구(NBA) 역사 150번 선례 중 시리즈 역전, 즉 ‘리버스 스윕’은 한 번도 없었다. 가장 최근인 23일에는 덴버 너기츠가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를 상대로
스윕 승리를 따냈다. 다만 메이저리그(MLB)에서는 한 차례 이 기적을 실현한 팀이 있다. 2004년 뉴욕 양키스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에서 0승3패를 4승3패로 뒤집은 보스턴 레드삭스다. 이제 같은 연고지의 농구팀이 기적의 재현을 꿈꾼다.
보스턴 셀틱스가 24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캐세야센터에서 열린 마이애미 히트와 동부 콘퍼런스 결승 4차전을 116-99로 잡아냈다. 이날 전까지 2번 시드 보스턴은 8번 시드 마이애미에 안방 2연전 포함 속수무책으로 세 경기를 내주며 벼랑에 몰려 있었다. 암울했던 시리즈 3연패 전적에는 1승 희망의 볕이 들었다. 승부는 다시 보스턴 TD가든으로 간다.
6점 차(50-56) 뒤진 채 전반을 마무리한 보스턴의 승부처는 3쿼터였다. 1∼2쿼터 8득점에 그쳤던 에이스 제이슨 테이텀이 3쿼터에만 14득점을 맹폭하며 공세를 이끌었고, 고비고비 보스턴 외곽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보스턴은 이날 경기 기록한 3점 18개 중 7개(39%)를 3쿼터에 몰아쳤다. 3쿼터 3분께 데릭 화이트의 3점과 제일런 브라운의 레이업을 엮어 역전에 성공한 보스턴은 이후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보스턴의 제이슨 테이텀(가운데)이 24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캐세야센터에서 열린 2022∼2023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 동부 콘퍼런스 결승 마이애미 히트와 4차전 중 상대 코디 젤러(왼쪽)와 지미 버틀러를 사이로 공격하고 있다. 마이애미/AFP 연합뉴스
4쿼터 초반 마이애미가 전매특허 지역방어를 들고나오면서 잠시 보스턴 공격이 주춤했으나 찰나였다. 보스턴은 한때 격차를 18점 차까지 벌리면서 종료 1분을 남기고 마이애미 주전을 모두 벤치로 내몰았다. 지난 3차전에서는 졸전을 면치 못했던 테이텀이 33득점 11리바운드 7도움으로 폭발했다. 테이텀은 전반 5번의 턴오버를 기록했으나 후반에는 실책 없이 집중력을 뽐냈다.
이번 포스트시즌 최고의 ‘클러치 플레이어’ 중 한 명인 지미 버틀러의 마이애미는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전반전 9득점으로 잠잠했던 버틀러가 후반 20득점을 몰아치며 29득점 9리바운드 5도움으로 분전했고, 게이브 빈센트가 17득점, 케일럽 마틴이 16득점으로 보좌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보스턴의 역동적인 수비에 절절맨 마이애미는 4쿼터에만 다섯 번의 턴오버를 남발하며 주저앉았다.
서부에서는 덴버가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해 기다리는 가운데 동부 판세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19년 전 보스턴 레드삭스는 전대미문 ‘리버스 스윕’을 달성한 뒤 아메리칸시리즈에서 4승0패 스윕으로 정상에 섰다. 보스턴 셀틱스도 할 수 있을까. 외줄 타기 보스턴의 도전은 26일 5차전으로 이어진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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