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수 케이비(KB)스타즈 감독. W리그 제공
도전과 배움. 서로 다른 두 팀이지만, 두 사령탑의 생각은 비슷했다.
여자프로농구(WKBL) 케이비(KB)스타즈와 신한은행은 15일 일본 군마현 다카사키시에서 열린 2023 일본여자농구(WJBL) 서머캠프 일정에 돌입했다. 한국팀이 일본 서머캠프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왜 두 팀은 일본까지 왔을까. 두 팀 사령탑은 “우물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우리 선수들이 일본 선수들에게 배울 것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두 감독 모두 일본 선수들이 가진 기술보다도 그들의 태도와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완수 케이비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일본 선수들의 태도를 배웠으면 한다”며 “우리 선수들도 열심히 하고 코트에서 간절함을 가지고 뛰지만, 일본 선수들이 보여주는 간절함과 농구에 대한 열정이 더 높다고 본다”고 했다.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 역시 “일본은 농구에서도 특유의 장인 정신이 드러난다”며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직접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과거 한국은 여자농구에서 일본을 압도했지만, 최근에는 일본이 몇 수 위 실력을 보인다. 세계 순위로만 보면 일본이 9위, 한국이 12위로 큰 차이가 없지만 일본이 아시아 최강이라는 사실은 대부분이 인정한다. 특히 일본은 지난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면 한국은 도쿄올림픽 조별리그에서 0승3패로 조기 탈락했고,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에도 실패했다.
실제 두 팀은 코트에서 일본과 한국의 격차를 몸으로 확인하고 있다. 케이비는 대회 첫날(15일) 야마나시 퀸비즈(지난 시즌 14팀 중 12위)에 56-70으로 패했고, 이튿날(16일) 신인 위주로 나온 에네오스(ENEOS) 선플라워즈(직전 4위)를 85-67로 꺾으며 체면치레를 헀다. 신한은행 역시 15일 히메지 이글렛(직전 13위)에 68-77로 패했고, 이어서 16일 도쿄 하네다 비키즈(직전 11위)에 62-73으로 졌다.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은 “일본은 한 지역에만 고등학교 팀이 500개가 넘고 팀마다 선수가 30∼50명씩 있다”며 “이들 사이에서 경쟁하고 살아남는 선수가 프로에 오기 때문에 한국과 실력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구 감독은 또 “사실 우리 선수들이 일본에 오면 대부분은 리그에서 뛰기 어려울 것”이라며 “선수들이 농구하는 환경에 감사함을 느끼고, ‘내가 돌아가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다카사키/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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