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케이비(KB) 박지수(오른쪽)가 26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3 우리은행 박신자컵 첫날 에네오스와 경기에서 토카시키 라무를 돌파하고 있다. WKBL 제공
청주 케이비(KB)가 일본 W리그 우승팀 에네오스(ENEOS) 선플라워즈를 또 한 번 제압했다.
케이비는 26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3 우리은행 박신자컵 첫날 에네오스와 경기에서 94-68로 완승했다. 지난달 16일 일본 군마현 다카사키에서 열린 서머캠프 맞대결(85-67 승)에 이어 2연승이다.
이날 케이비는 국가대표 훈련 뒤 합류한 박지수와 강이슬을 앞세워 에네오스를 압박했다. 초반부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케이비는 2쿼터 들어 무려 34점을 뽑아내며 54-27로 점수 차이를 2배까지 벌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가져왔다.
에네오스는 지난 시즌 일본 W리그 챔피언이다. 도쿄올림픽에서 은메달 신화를 쓴 국가대표도 2명이나 있다. 하지만 일본 챔피언도 3점슛 7개 등 총 27득점을 뽑은 강이슬이 이끄는 케이비의 공격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박지수도 이날 기대를 모았던 일본 대표 센터 토카시키 라무와 맞대결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실제 기록면에서도 박지수가 20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동안, 토카시키는 6득점 4리바운드에 머물며 부진했다. 토카시키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활약한 선수다.
지난 4월 자유계약(FA)으로 케이비에 합류한 김예진도 빛났다. 이날 김예진은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상대 에이스들을 꽁꽁 묶었다. 득점은 4점에 그쳤지만, 염윤아(25분41초)와 박지수(22분49초)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시간(22분42초)을 뛰며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완수 케이비 감독은 경기 뒤 “우리나라에서 (대회를) 하고, 한일전이기 때문에 다른 경기도 이겨야겠지만 (에네오스와) 첫 경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선수들이 준비를 많이 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또 “(김예진이) 팀이 기존에 할 수 없었던 부분, 수비를 많이 해줬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굉장히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3점포를 잇달아 터뜨린 강이슬은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슛감이 좋아서 자신은 있었다”라며 “(김)예진이가 활동량이 많다. 보이지는 않지만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공간을 많이 만들어주는 선수라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했다.
한편 카사와쿠라 히데노리 에네오스 감독은 “강이슬과 박지수의 퍼포먼스가 너무 좋았다. 경기 중간에 수정해야 했지만, 손을 쓸 수 없을 정도였다”라며 “목표는 우승이기 때문에 내일 (잘못된 부분에 대한) 수정에 들어가서 더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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