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에스케이(SK)의 자밀 워니(가운데)가 24일 경기 고양 소노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소노와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3차전에서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프로농구연맹(KBL) 제공
‘워니를 막아라.’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초반 떨어진 특명이다. 서울 에스케이(SK) 외국인 센터 자밀 워니의 활약이 그만큼 매섭다. 에스케이는 워니의 종횡무진 활약에 힘입어 개막 초반 3연승 무패 행진을 하고 있다.
에스케이는 21일 정관장, 22일 케이티(KT)와 경기에 이어 24일 고양 소노전에서도 승전고를 울렸다. 90-79, 여유로운 승리였다.
에스케이 리그 초반 질주는 워니가 이끌고 있다. 워니는 이번 시즌 세 경기를 통틀어 평균 34.0득점, 13.7리바운드, 3.7 어시스트를 자랑하고 있다. 야투 성공률은 61.3%에 달한다. 소노전에서도 30득점 17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서울 에스케이(SK)의 자밀 워니(가운데)가 24일 경기 고양 소노체육관에서 열린 고양소노와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3차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프로농구연맹(KBL) 제공
2019∼2020시즌부터 줄곧 에스케이에서만 뛴 워니는 2020∼2021시즌 한 차례만 빼고 모든 시즌에 외국인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이런 워니의 골밑 존재감을 이번 시즌 들어 더욱 빛내는 것은, 에스케이가 이전 시즌 우승팀인 정관장에서 영입한 또 다른 센터 오세근이다. 전방을 누비는 워니를 상대편 수비수들이 집중 마크하면, 오세근이 따라붙어 이리저리 분산시킨다.
워니는 소노전 뒤 취재진과 만나 “지난 시즌엔 김선형과 내게 수비가 집중돼 체력 소모가 컸다. 이번 시즌에 오세근이 합류하며 체력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오세근이 워낙 영리하게 경기에 임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손발이) 더 잘 맞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 에스케이(SK)의 자밀 워니(오른쪽)가 24일 경기 고양 소노체육관에서 열린 고양소노와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3차전에서 골을 넣은 뒤 허일영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프로농구연맹(KBL) 제공
에스케이를 상대하는 팀들은 나름 워니 봉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변형 수비 전술로 득점력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다. 24일 경기서도 김승기 소노 감독은 워니가 중앙 3점 라인에서 공을 잡아 경기를 조율하는 경향을 간파하고 수비에 변화를 줬다. 워니가 골밑을 향할 때 최현민, 안정훈 등 활동량이 많은 선수들이 재빨리 더블 팀을 이뤄 따라붙게 해, 플로터 슛 정확도를 끌어낮췄다.
김 감독은 경기 뒤 “워니에 대한 ‘트랩 디펜스’는 괜찮았지만, 그래도 30점을 줬다”며 아쉬워했다. 전희철 에스케이 감독은 “상대가 이런 수비를 할 경우 워니의 공격 옵션 대신 김선형, 오세근 2 대 2를 활용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21일과 22일 워니를 먼저 만난 정관장과 케이티(KT)도 외곽 슛 방어를 포기하는 대신 돌파를 막는 데 집중하는 ‘새깅 디펜스’ 전술을 펼쳤다. 송영진 케이티 감독은 패리스 배스를 비롯한 장신 선수들을 워니에게 붙였지만, 워니는 2점슛으로만 30점에 가까운 득점을 올리며 여유를 부렸다. 알고도 못 막는 게 현재 워니의 모습이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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