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림이 4일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 우승한 엄지척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캐디 없이 직접 카트를 끌며 1라운드 선두. 이후 2라운드 선두, 3라운드 18번홀 극적 버디에 이은 연장전 우승. 정상까지의 과정은 무서운 집념의 연속이었다.
김해림(32)이 4일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모나파크 오픈(총상금 8억원)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한 김해림은 이가영(22)과 치른 연장전 첫 홀에서 다시 버디를 잡으며 정상에 올랐다. 3년2개월만에 우승컵을 챙긴 김해림은 통산 7승을 올렸다. 우승상금 1억4400만원.
챔피언조의 김해림을 위협한 이는 한 홀 앞서 경기한 이가영이었다. 이가영은 13번홀(파4) 버디로 10언더파를 기록하며 김해림을 추월해 단독 선두로 나섰다. 김해림이 13번홀 버디로 공동 1위 자리로 올라서자마자, 이가영은 14번홀(파4) 버디로 다시 달아났다. 김해림은 다시 14번홀 버디로 공동 1위에 복귀했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싸움은 18번홀(파5)에서도 이어졌다. 이가영이 3m 버디 퍼팅으로 최종 합계 13언더파로 홀아웃했고, 압박감이 커진 김해림이 과감한 4m 버디 퍼팅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에서 김해림은 76m 거리의 피치샷을 홀 가깝게 붙이면서 우승을 예감했다. 이가영의 6.7m 버디 퍼팅이 홀컵을 스치며 멈췄지만, 좀더 가까운 거리에서 퍼팅한 김해림의 공은 컵으로 떨어졌다.
김해림은 우승 뒤 인터뷰에서 “연장에 가기 위해서 18번홀 버디 퍼팅을 과감하게 했다. 오랜만에 챔피언조에서 경기해 긴장했지만,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했다. 앞으로 선배로서 더 멋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림은 2016~2018년 6승을 올리며 주목받았지만, 이후 일본에 진출했다가 돌아온 뒤 부진에 빠졌다. 올해도 어깨 통증 때문에 고생했다. 하지만 이날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는 관록을 뽐내며 3년2개월 만의 승수를 추가했다.
1라운드 때 캐디를 쓰지 않고 직접 전동 카트를 몰았고, 2~3라운드에서는 클럽 하우스 캐디의 도움을 받았지만 거의 혼자 플레이를 했다. 그는 “올해 코치를 바꿨고, 점차 샷이 적응되는 것 같다. 그린에 날카롭게 적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프로에 데뷔한 이가영은 명승부를 펼쳤으나 첫 우승 기회를 놓쳤다. 유해란(20)이 10언더파 206타, 단독 3위에 올랐다. 김수지(25)와 안지현(22)은 9언더파 207타로 공동 4위.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