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티 셰플러가 11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뒤 그린재킷을 입고 있다. 오거스타/AP 연합뉴스
가까운 거리의 파 퍼트 실패. 잇따른 두번의 퍼팅으로 인한 더블보기. 18번홀에서 흔들렸지만, 그의 우승에 변수가 되지 못했다.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11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마스터스 골프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1타를 줄이며,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컵을 안았다.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는 등 주춤했지만,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합계 7언더파 281타)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셰플러는 메이저 대회 첫 우승과 함께 상금 270만달러를 챙겼다.
한국의 임성재(24)는 이날 버디 3개, 보기 6개로 3타를 잃으면서,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8위에 올랐다. 2020년 대회 2위에 이어 마스터스 대회 두번째 톱10 진입이다.
이날 마스터스는 셰플러를 위한 무대였다. 1라운드 3언더파로 출발한 셰플러는 이후 선두권을 고수하면서 4라운드 후반부에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마지막 18번홀에서는 가까운 거리의 파 퍼팅을 놓쳤고, 이어 두 번의 퍼팅을 추가하는 등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그의 우승에는 변함이 없었다.
셰플리는 2월 피닉스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상금 147만달러)을 거뒀고, 델 매치 플레이(210만달러),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216만달러), 마스터스를 제패하면서 58일 사이에 4개 대회에서 우승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두 달 동안 챙긴 상금이 843만달러에 이른다. 셰플러는 다승(4승)과 상금, 페덱스컵 랭킹에서 1위를 굳게 다졌다.
임성재가 11일(한국시각) 열린 마스터스 골프대회 4라운드 16번홀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오거스타/AP 연합뉴스
임성재는 이날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지만 타수를 잃어 아쉬움을 남겼다. 2020년 준우승에 이어 마스터스에서 두 번째 톱10에 오르며, 내년 마스터스 출전권을 확보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임성재는 전반을 버디 1개, 보기 2개로 마쳤고 후반부 11~12번홀에서 연속으로 보기를 범했다. 13~14번홀 버디를 잡으며 기운을 차렸지만, 15번과 18번홀에서 보기가 나오면서 타수를 잃었다.
임성재는 경기 뒤 국내 매체 인터뷰에서 “아쉽지만, 내년에 또 나올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기쁘다. 우승 경쟁도 했지만 갤러리가 이렇게 많은 것이 처음이라 긴장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큰 대회에서 더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터스 대회 특성과 관련해 “장타보다 정교해야 한다. 무리하지 않아야 하고 정확도가 높아야 스코어를 까먹지 않는다. 그린이 넓어서 공을 올려도 경사가 심하기 때문에 공을 원하는 곳으로 보내야 우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매킬로이는 이날 8언더파를 몰아치며 2위를 차지했고, 챔피언조에서 셰플러와 맞대결을 펼친 캐머런 스미스(호주)는 1타를 잃고 공동 3위(5언더파 283타)로 대회를 마쳤다.
16개월 만에 정규 투어 대회에 나선 타이거 우즈(미국)는 이날 6오버파 78타를 쳐 47위(13오버파)에 그쳤다. 김시우(27)는 4오버파 76타를 기록하며 공동 39위(7오버파)에 머물렀다. 김시우는 마스터스에서 한국 선수 최고 기록인 5회 연속 컷 통과에 만족해야 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