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가 29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에서 열린 투어 챔피언십 4라운드 18번홀에서 이동하고 있다. 애틀랜타/AFP 연합뉴스
“2등이라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기쁘다”
한국의 간판 임성재(24)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챔피언 달성에 1타가 모자랐다. 하지만 아시아 선수 최초의 준우승 성적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상금도 575만달러(77억원)를 챙겼다.
임성재는 29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피지에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6타를 쳐, 합계 20언더파 264타로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우승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21언더파 263타)에 1타가 부족했다.
하지만 임성재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서 2007년 최경주(5위)를 넘어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더욱이 매 라운드 언더파(67-65-66-66)를 기록하며 막판까지 우승 경쟁에 가담하는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임성재는 경기 뒤 피지에이 투어 인터뷰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둘지 생각하지도 못했다. 5등만 해도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2등 성적을 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30명의 선수만 출전하는 투어 챔피언십에 네 번째 출전한 임성재는 페덱스컵 순위 10위로 4타의 보너스를 받고 시작했다. 1위 셰플러는 10타의 보너스를 받아 출발선부터 격차가 있었다.
이날 4라운드에서도 임성재는 선두 셰플러에 7타 뒤진 공동 4위(16언더파)였다. 하지만 이날 총 7개의 버디를 잡는 등 타수를 줄였다. 다만 8번 홀(파4) 보기와 14번 홀(파4) 더블 보기가 아쉬웠다. 임성재는 이와 관련해 “14번 홀에서 티 샷이 밀려서 러프에서 쳤고, 그린 왼쪽 벙커로 들어간 공을 칠 때는 샷이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라이를 보고 다른 기술로 쳤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임성재는 까다로운 15번 홀(파3)에서 티샷을 홀 2m 옆에 떨구며 곧바로 회복했고, 17번 홀(파4) 버디로 1타차 2위로 따라붙었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선 파로 마무리했다.
로리 매킬로이가 투어 챔피언십 우승 뒤 페덱스컵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애틀랜타/EPA 연합뉴스
한편 매킬로이는 최종 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21언더파 263타로 역전승을 일구며 통산 세 번째 페덱스컵 챔피언에 올랐다. 두 차례 우승한 타이거 우즈(미국)를 밀어내며 최다 우승자가 된 매킬로이는 1800만달러(약 241억원)의 상금을 손에 넣었다. 대회 1라운드 첫홀에서 트리플보기를 했던 매킬로이는 “김주형을 보고 배웠다”고 했는데, 김주형이 이달 윈덤 챔피언십 1라운드 첫 홀에서 4타를 잃었지만 우승했던 것처럼 최후에 웃었다.
가장 유리한 고지에서 대회를 치렀던 셰플러는 이날 6번 홀까지 3타를 잃으며 임성재와 매킬로이에 추격을 허용했고, 3오버파 73타로 4라운드를 마치는 난조로 역전패를 당했다.
잰더 쇼플리(미국)가 4위(18언더파 268타), 작년 페덱스컵 챔피언인 패트릭 캔틀레이(미국)는 공동 7위(16언더파 272타). 투어 챔피언십에 처음 출전한 이경훈(31)은 이븐파 70타를 쳐 27위(1언더파 279타)로 53만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