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자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한 리디아 고. LET 누리집 갈무리
결혼 뒤 첫 대회. 리디아 고(26·뉴질랜드)는 더 강해졌다.
세계 1위 리디아 고가 19일(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의 로열 그린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6천256야드)에서 열린 레이디스유러피언 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총상금 500만달러)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한 뒤 활짝 웃었다.
선두에 1타 뒤진 채 4라운드에 들어선 리디아 고는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고,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아디티 아쇼크(인도)를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상금 75만달러(9억7천500만원).
리디아 고는 우승 뒤 레이디스유러피언 투어 누리집 인터뷰에서 “지난 몇달간 내게 엄청난 일들이 일어났고 항상 감사하고 있다. 현실인지 아닌지 모를 정도다. 골프장에서도 최대한 (이런 기분을) 즐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 “올해 첫 대회라 힘들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긴장하지 않았다. 끝까지 잘 인내했다”며 스스로 격려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평균 타수 등을 석권하며 세계 1위에 올랐고, 12월 30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인 정준씨와 결혼했다.
이후 한 달여 동안 신혼여행과 겨울 훈련을 겸해 뉴질랜드에서 시간을 보냈고, 이날 처음 공식 대회에 나서 역전승을 일궈냈다.
전반부에서 1타를 줄인 그는 후반부에 3개의 버디를 뽑아내는 등 폭발력을 과시했다. 실제 3명의 공동 선두가 이어지던 17번 홀(파4)에서 까다로운 중거리 버디 퍼트를 잡아내며 선두로 올라섰고, 끝까지 우위를 놓치지 않았다. 이 대회만 통산 2승째.
그는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기 때문에 경기에 집중했다. 공격적인 마인드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국내 선수로는 유해란(22)이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9위, 임희정(23)이 공동 14위(11언더파 277타)에 올랐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