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가 14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KPGA 제공
12번 홀(파5) 이글과 18번 홀(파5) 벙커 탈출. 두 장면은 위기 때 빛나는 임성재(25)의 뒷심을 웅변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한국 간판인 임성재가 14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파72·7천232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71-69-70-68)를 기록한 임성재는 2위 이준석(9언더파 279타)을 따돌리며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상금 3억원.
임성재는 2019년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역전승에 이어 3년 7개월 만에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또 다시 정상에 오르는 괴력을 발휘했다. 막판 역전극에 갤러리는 탄성을 질렀다.
피지에이 투어 신인왕과 통산 2승을 자랑하는 임성재는 지난주 피지에이 투어 웰스 파고 챔피언십에 출전한 뒤 귀국해 시차적응도 마치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날 4라운드 출발 시점에서 선두와 5타 뒤진 열세를 뒤집고 정상에 우뚝섰다.
이날 우승 경쟁은 챔피언조 바로 앞에서 동반 플레이한 임성재와 이준석의 대결로 압축됐다. 먼저 치고나간 선수는 이준석. 이준석은 11번 홀(파4)까지 버디만 3개를 추가하며 뒷걸음질한 챔피언조 선수들을 추월했다.
하지만 이때까지 이준석에게 3타 차로 밀리던 임성재는 11번 홀(파4) 버디, 12번 홀(파5) 이글, 13번 홀(파4) 버디 등 연속 4타를 줄여 공동선두(9언더파)로 올라서면서 장악력을 높여갔다.
임성재가 14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아내의 축하를 받고 있다. KPGA 제공
임성재는 이후 14~17번 홀에서 이준석과 팽팽한 긴장감을 교환했고, 결국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기막힌 벙커탈출 뒤 버디를 챙기며 승패를 갈랐다.
이준석이 투온에 성공한 반면 임성재의 두 번째 샷은 그린 주변 벙커에 빠졌지만, 임성재는 벙커샷으로 공을 홀 약 1.6m에 붙인 뒤 네번째 샷으로 버디를 잡아냈다. 이준석의 세번째 퍼팅은 임성재의 공보다 홀에 가까웠지만, 그의 네번째 버디 퍼팅이 홀을 외면하면서 명암이 갈렸다.
임성재는 언론 인터뷰에서 “후반 스코어 보드를 보고 타수 차이가 적어 좀더 집중했다. 12번 홀 이글로 흐름을 탔고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18번홀 벙커에서 홀까지 50야드 됐던 것 같다. 쉽지않은 샷이었지만 피칭 에지로 잘 컨트롤 한 것 같다. 시차적응이 힘들었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5일 미국으로 출국해 피지에이 챔피언십에 나서게 될 임성재는 “피곤하지만 잘 준비해서 최선의 경기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황중곤과 한승수가 공동 3위(8언더파 280타)로 마쳤고 윤상필은 5위(7언더파 281타), 최진호는 6위(6언더파 282타)로 마감했다.
임진희가 14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3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KLPGA 제공
한편 이날 경기도 용인시 수원 컨트리클럽 뉴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에서는 임진희(25)가 4타를 줄이며, 1~3라운드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우승했다. 통산 3승을 일군 임진희는 우승상금 1억4400만원을 받았다. 박지영이 14언더파 2위, 방신실과 이예원이 13언더파 공동 3위.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