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가 11일 강원도 양양의 설해원에서 열린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마지막 라운드 1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KLPGA 제공
18번홀(파5) 극적버디로 연장 승부. 관록의 박민지가 이번엔 이글로 대회 3연패를 일궜다. 낙뢰로 경기가 중단되는 곡절 끝의 승리라 더 짜릿했다.
박민지는 11일 강원도 양양 설해원 더 레전드코스(파72·6천678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3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1~3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동타의 이예원과 함께 연장전에 들어갔다. 결국 18번홀에서 열린 연장 첫홀에서 이글을 잡아낸 박민지가 최후에 웃었다. 대회 3연패를 일군 박민지는 우승상금 2억1천600만원을 챙겼다. 통산 17승.
시즌 첫 우승을 일군 박민지는 역대 5번째 단일 대회 3연패 기록도 세웠다. 앞서 구옥희 전 KLPGA 회장(1982년), 박세리(1997년), 강수연(2002년), 김해림(2018년)이 한 대회에서 3연속 우승한 바 있다.
1~3라운드 선두로 나선 박민지는 전반을 버디 2개, 보기 2개로 진전 없이 마쳤다. 후반부 초반에는 낙뢰로 경기가 3시간 가까이 중단돼 리듬이 깨질 만했다. 하지만 11번, 13번홀 버디로 타수를 줄였고 15번, 17번홀 보기로 위기를 맞았다. 추가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사이 이예원이 한 타 앞선 채 먼저 경기를 끝냈기 때문이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마지막 18번홀에 선 박민지는 투온에 성공한 뒤 버디를 추가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갈 수 있었다.
연장에서 둘은 투온으로 공을 그린에 올렸고, 먼저 퍼팅한 이예원이 버디를 잡았지만 박민지가 3.5m 거리의 이글퍼팅을 기록하면서 마침표를 찍었다. 최근 2년간 6승씩을 거뒀던 박민지는 올 시즌 12번째 경기에서 우승 물꼬를 텄다.
박민지는 경기 뒤 “후반 들어 경기가 중단됐다가 재개돼 속이 울렁거릴 정도로 긴장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또 “현재에만 집중하자는 각오로 밥 먹을 때는 밥, 퍼팅할 때는 퍼팅에만 집중했다. 번개 치고 위험했는데도 많은 팬이 먼 곳까지 와 응원해 우승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거물 새내기 방신실은 이날 6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5언더파 211타, 공동 21위로 대회를 마쳤다. 266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을 노렸던 2라운드 공동 선두 박주영은 2타를 잃고 8언더파 208타 공동 5위로 밀렸다.
최승빈이 11일 경상남도 양산 에이원CC에서 열린 제66회 KPGA 선수권대회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한편 경남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제66회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원) 4라운드에서는 투어 2년 차 최승빈(22)이 7언더파 64타를 때려, 합계 14언더파 270타로 역전 우승했다. 우승상금 3억원. 동갑내기 2년 차 박준홍은 18번홀 파퍼팅이 홀을 살짝 비껴가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