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장타자인 정찬민(오른쪽)과 가와모토 리키가 16일 일본 지바 이스미 골프클럽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대결하고 있다. KPGA 제공
“찬민이 일본어 조금 한다. 즐겁게 했다.”
일본 프로골프의 장타왕 가와모토 리키(23)는 16일 일본 지바 이스미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한국의 최장타 선수인 정찬민(24)과 대결한 뒤 이렇게 말했다.
KPGA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가 공동 주관한 이날 대회에서 둘의 운명은 갈렸다. 가와모토는 이날 4언더파를 쳐, 1~2라운드 합계 6언더파 140타로 상위권에 들었지만, 정찬민은 합계 4오버파로 탈락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선수는 라운드 내내 화기애애하게 경기를 펼쳤다. 가와모토는 경기 뒤 “찬민이 일본어를 조금 한다. 영어를 섞어가면서 맛집 얘기 등 즐겁게 경기를 했다”고 밝혔다. 일본 국내 팬들의 기대를 모으는 가와모토는 “한국 선수들의 샷이 좋고 비거리도 길다. 코리안투어에 초청받거나 참가할 기회가 있으면 한국에 가겠다”고 밝혔다.
가와모토는 그의 장타 비결에 대해, “연습 때 100%로 친다면, 실전에서는 컨트롤이 중요하기 때문에 50~60%의 힘으로 친다. 그러나 경기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더 힘을 내서 치는 경우가 많다”며 웃었다.
올 시즌 DB 손해보험 배에서 우승한 고군택도 이날 일본에서의 경험을 높게 샀다. 이날 4타를 줄여 1~2라운드 합계 6언더파 140타를 기록한 고군택은 “날씨가 덥고 습했지만 집중해서 쳤다. 일본 선수들은 숏게임이나 퍼팅 등 리커버리가 좋다. 일본에서 대회가 열린다면 또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프로골프 신인왕 출신으로 주로 일본무대에서 활약하는 송영한도 “코리안투어 선수들과 대회를 치르니 동기부여가 된다”며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를 반겼다. 송영한은 이날 3타를 줄여 합계 7언더파 139타를 기록했다.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쪽도 이번 대회가 동북아 지역의 교류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이 스포츠 교류를 통한 동북아의 우호 증진 및 아시아 각국 문화교류의 마중물이 되면 좋겠다. 축구, 농구, 당구 등 그룹이 운영하는 스포츠 종목에서도 아시아 각국과의 교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한국과 일본 등의 선수 144명이 우승컵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지바/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