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호가 18일 일본 지바현 지바 이스미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우승한 뒤 캐디 아내 김유정씨와 기뻐하고 있다. KPGA 제공
“아내에게 감사해요.”(양지호)
“오빠가 너무 멋있어요.”(캐디 아내)
양지호(34)는 18일 일본 지바현 지바 이스미골프클럽(파73·7천625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에서 이글을 포함해 6타를 줄여, 1~4라운드 합계 20언더파 272타로 우승한 뒤 부인 김유정씨와 활짝 웃었다.
한국과 일본프로골프투어(JGTO)가 공동 주최한 이날 대회 승리로 양지호는 통산 2승째를 거뒀다. 지난해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데뷔 첫승을 거둘 때와 마찬가지로 아내가 캐디 역할로 힘을 보탰다. 우승상금 2억원 수령, 통산 2승 합작 뒤엔 아내 지분도 있는 셈이다.
이날 우승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린 양지호는 “아내가 조언을 잘 해준다. 2년 전부터 호흡을 맞췄는데 큰 힘이 됐다”며 애틋한 마음을 표했다. 아내는 “오빠가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2008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양지호는 한국과 일본의 2부 투어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1부 투어 첫승은 지난해에야 일굴 수 있었다. 이후 침체기도 겪었지만, 이날 승수를 추가하면서 늦깎이 돌풍을 몰아쳤다. 특히 양지호는 시즌 코리안투어 최장 코스를 기록한 이번 대회 1, 3, 4라운드 3개의 이글을 뽑아내는 등 파5 코스에 특화된 공략법을 선보였다.
양지호가 18일 경기 중 캐디 아내와 웃고 있다. KPGA 제공
이날 4라운드 공동 3위(14언더파)로 챔피언조에서 출발한 양지호는 전반 2번, 9번홀에서 2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안정적인 타수를 유지했고, 후반 12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면서 나카지마 게이타를 제치고 선두로 뛰어올랐다. 평정을 유지한 양지호는 14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역시 버디를 챙긴 나카지마와의 1타차 격차를 유지했다.
16번홀(파4) 보기는 마지막에 찾아온 고비였다. 양지호가 벙커에서 탈출한 뒤 보기를 범한 틈을 타 파를 잡아낸 나카지마가 공동 선두로 나섰다. 하지만 양지호는 곧바로 17번홀(파5) 버디로 앞서나간 뒤 18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면서 역시나 버디로 마감한 나카지마를 1타 차이로 따돌렸다.
양지호는 1~2라운드 컷 통과자 60명 가운데 일본 선수들이 다수 포진한 상태에서도 정상에 오르면서 골프 한·일전에서 트로피를 챙기는 기쁨도 누렸다. 양지호는 코리안투어와 일본투어 시드 2년과 제네시스 포인트 1,000포인트를 받았다.
양지호는 “한·일 선수들이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즐거웠다. 긴장도 됐지만 라이벌 의식도 있어서 더 집중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우승하는 선수가 됐다는 게 좋다. 2승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장동규가 18일 드라이버샷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이날 2위는 나카지마(19언더파)가 차지했고, 한국 선수 가운데 장동규(4위·17언더파)와 송영한(공동 8위·14언더파)이 톱10에 들었다. 일본의 장타왕 가와모토 리키는 16언더파 276타 5위로 마감했다.
지바/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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