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선수
SK에너지 인비테이셔널 우승 “목표 상향 11승 간다”
골프를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잘 치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열심히 하면 된다. 저는 연습한 만큼 성적이 난다”고 답했다. 참 싱겁다. 실제 그는 이번 대회 이틀 전날에는 “아침부터 7시간 퍼팅연습 뒤, 오후쯤 3시간 샷 연습을 더했다”고 했다.
그와 1라운드를 함께 돌았던 김미현(30·KTF)은 “라운드 돌면서 참 말도 잘해. 언니 어쩌구 저쩌구…. 사교성이 좋은 것 같다”며 “착하고 차분해서 쇼트게임을 잘하는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갤러리의 ‘굿샷’ 소리에, 경기 중에도 여유있게 “감사합니다”고 인사하는 ‘꼬마천사’ 신지애(19·하이마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두둑한 배짱과 정교한 샷…. 조만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서 박세리(30·CJ) 뒤를 이을 재목감으로 주목받는 그가 한 시즌 6승과 상금 4억원 고지를 동시에 오르며 한국프로골프사를 새롭게 썼다.
16일 경기도 용인 88컨트리클럽(파72·6269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2회 SK에너지 인비테이셔널(총상금 4억원, 우승상금 1억원) 마지막날 3라운드. 신지애는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로 이번 시즌 6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남녀 통틀어 국내 프로골프 사상 한 시즌 6승 고지에 오른 것은 신지애가 처음이다. KLPGA 투어에서는 구옥희(51)가 1980년과 1982년 두차례 5승씩을 거둔 것이 그동안 최다승 기록.
2006년 KLPGA 무대에 뛰어든 신지애는 통산 26개 대회에서 9승을 수확했으며, 통산상금 7억9922만1천원으로 정일미(8억8683만원)에 이어 2위를 달렸다. 한 대회 당 평균 그가 벌어들인 돈은 3천만원을 조금 넘는다. 시즌 상금도 4억2516만6667원으로 남녀 통틀어 사상 첫 4억원을 돌파했다.
함평골프고 출신의 신지애는 2005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SK인비테이셔널 챔피언에 올라 가능성을 보였고, 이번 시즌 11개 정규투어 대회에 출전해 50%가 넘는 6개 대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신지애는 올 시즌 목표도 상향조정했다. “애초 5승 목표를 했는데 이미 달성한 만큼, 아니카 소렌스탐이 한 시즌 기록한 11승까지 노려보겠다”고 했다. 앞으로 남은 투어 대회는 8개. 현재 상승세라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지난 대회 챔피언 홍진주(24·SK에너지)는 신지애에 2타 뒤진 채 챔피언조에서 역전우승을 노렸으나, 퍼팅 난조로 박희영(20·이수건설)과 함께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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