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얼마나 좋았으면 갤러리들이 휴대전화나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계속 사진을 찍었겠습니까"
14일 한국프로골프 제23회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한 최경주(37.나이키골프)는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의 페어웨이와 그린을 가득 메워준 11만2천명의 갤러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최경주의 말을 뒤집어 생각해 보면 너무 많은 갤러리들이 몰리는 바람에 경기에 지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동반 플레이를 했던 짐 퓨릭(미국)이 10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실수해 그린 뒤로 보냈을 때 최경주는 퓨릭에게 "당신 실수가 아니다"라며 대신 사과했다고 했다. 퓨릭이 샷을 할 때 주위의 분위기가 어수선했다는 것.
하지만 최경주는 1년만에 찾은 한국에서 끝까지 팬 서비스를 했다.
우승을 결정짓는 18번홀(파4)에서 퍼트를 홀 바로 옆에 붙인 최경주는 바로 챔피언 퍼트를 할 수도 있었지만 그린 주위를 둘러싼 갤러리들이 "마크! 마크!"를 외치자 웃음을 보내며 순서를 퓨릭에게 넘겼다.
드디어 챔피언 퍼트를 넣기 위해 자세를 취하는 순간 한 관중이 "라이 보고!"라고 외쳤지만 역시 웃음으로 받아 넘기며 홀에 넣은 뒤 우승볼을 갤러리들에게 던졌다.
최태용 기자 cty@yna.co.kr (용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 (용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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