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가 열린 금강산 골프장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금강산 농협오픈 1라운드 방두환 단독선두
세계 최장홀선 쿼드러플보기…선수들 곤혹
세계 최장홀선 쿼드러플보기…선수들 곤혹
1번홀(파4·424야드) 티박스에 서니, 절경인 비로봉이 눈에 확 들어왔다. 오른쪽으로는 장전항이 동해와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했다. ‘천하제일의 명산’ 금강산 특구 골프장에서 처음 열린 한국남자프로골프 투어를 축하라도 해주 듯, 날씨도 화창했다. 경기 전, ‘베테랑’ 최상호(52·카스코)는 “골프장 참 좋네요. 한번 쳐보세요. 그린이 너무 좋아요”라며 “그러나 프로들도 코스가 어렵다”고 했다. 20대 기수 강경남(24·삼화저축은행)은 “외국 나가서 치는 것 같다. 마치 전지훈련 온 기분”이라고 했다.
오전 9시. 마침내 북한에서 첫 티샷이 이뤄졌다. 영광의 주인공은 황인춘(33·클리블랜드). 그러나 그는 너무 흥분했던지 ‘아웃 오브 바운스’(OB)를 내고 말았다. 슬라이스가 나며 오른쪽으로 나가고 말았다. 결국 트리플 보기.
25일 북한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 아난티골프&온천리조트’(파 72·7630야드)에서 열린 에스비에스(SBS) 코리안투어 금강산 아난티 NH 농협오픈(총상금 3억원·우승상금 6천만원) 1라운드. 갤러리라고는 박삼구 회장과 성기욱 부회장 등 한국프로골프협회 관계자 외에는 없었지만, 우승을 향한 출전선수 60명의 열기는 뜨거웠다.
관심을 모았던 세계 최장홀인 12번홀(파6·1016야드)에서는 쿼드러플보기(10타·2명)까지 나왔다. 페어웨이 중간에서 90도 직각 오른쪽으로 휘어진 홀로, 장타자가 아니고서는 4온도 힘들다. 트리플보기(6명)와 더블보기(7명)도 많이 나왔다. 이날 이 홀 평균 타수는 7.083타로 선수들은 혀를 내둘렀다. 장타자 강경남은 4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렸으나, 두번의 퍼팅으로 간신히 파세이브를 기록했다. 김성윤(25·KTF)이 유일하게 버디를 잡았다. 시즌 상금 1위 김경태(21·신한은행)가 아시안 투어 출전을 위해 빠진 가운데, 루키 방두환(20·클리브랜드)이 3언더파 69타 단독선두로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버디를 6개나 잡아낸 방두환으로서는 12번홀 트리플보기가 아쉬웠다. 올해 8월 한국프로골프(KPGA)선수권 챔피언 김창윤(24·휠라코리아)은 후반까지 6언더파(버디 7, 보기 1) 단독선두로 잘 나갔으나, 7번홀(파4) 트리플 보기, 8번홀(파3)과 9번홀(파4) 보기로 무너져 1언더파 71타 공동 4위로 밀렸다.
고성(금강산)/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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