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선수 (30·테일러메이드)
6언더파 금강산 첫 대회 아난티 농협오픈 우승
“북녘 땅에서 언제 다시 열릴지 모르는 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 파란 챔피언 재킷을 차려입고 나타난 김형태(30·테일러메이드)의 우승소감은 청산유수 같았다. “대회 오기 전 장모님한테 10만원 주고 똥꿈을 샀다. 대회 둘쨋날 아침에는 정준 프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꿈에 나와 트로피를 주더라. 나는 안 되니 사가라’고 해 1만원 주고 샀는데 그것이 금강산 정기와 맞물려 우승한 것 같다.”
지난해 11월, 생애 첫 우승컵(하나투어 몽베르챔피언십)을 들고는 아내에게 프러포즈를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김형태는, 애처가답게 경기 중 생중계 카메라를 향해 하트 모양을 그리며 남쪽에서 텔레비전 중계를 보고 있을 아내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28일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아난티 골프앤온천 리조트(파72·7630야드)에서 열린 에스비에스(SBS) 코리안투어 금강산 아난티 엔에이치(NH0 농협오픈(총상금 6억원) 마지막날 4라운드. 김형태가 보기 없이 버디만 둘을 잡아내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우승했다. 상금 6천만원. 이번 우승트로피는 통일신라시대 토기 형태를 응용한 분청자기로 만들어졌다.
김형태는 1016야드 파6홀 등 난코스가 많은 이번 대회에서 나흘 연속 언더파를 기록하는 저력으로 통산 2승째를 올렸다. 재팬투어에서도 활약 중인 김형태는 이번 시즌 에스케이텔레콤오픈과 삼성베네스트오픈에서 두 번 2위에 그친 아쉬움도 말끔히 씻어냈다. 20살 신예 방두환(클리블랜드)은 챔피언조에서 1타 차로 맹추격전을 벌였으나, 3번홀 이글 퍼팅을 놓치는 등 경험부족으로 2위(4언더파 284타)에 만족해야 했다.
김경태(21·신한은행)는 이번 대회에 불참했으나, 상금순위 2위 강경남(24·삼화저축은행)이 5오버파 293타 공동 15위로 부진하면서 한국프로골프(KPGA) 사상 처음으로 신인왕과 상금왕을 동시에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 이번 시즌 정규투어는 하나투어챔피언십(11월8~11일·김해 용원CC) 하나만 남겨두고 있다. 금강산/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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