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나가 11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MBC투어 로드랜드 2007 왕중왕전에서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에쓰오일 챔피언스 우승 “빨리 완쾌되길 바래요”
대회 마지막날, 위암수술을 받은 아버지는 텔레비전을 통해 딸의 경기모습을 마음 졸이며 지켜봐야 했다. 딸이 전날 2라운드를 단독선두로 마치며 생애 첫 우승을 눈앞에 두자, 아버지는 “고생했다”며 “분명 최종라운드에서는 위기가 올 때도 있을 것이다. 그 위기를 극복해야 우승은 너의 것이 된다”고 조언했다.
딸은 “아빠가 전날 텔레비전을 보고 (제) 스윙이 잘못됐다며 코치를 해줬다”며 “꼭 우승해서 우승컵을 아빠에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결국 딸의 효심이 우승으로 이어졌고, 아버지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11일 제주도 로드랜드 골프&리조트(파72·6231야드)에서 열린 MBC투어 로드랜드 2007 왕중왕전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3억원) 마지막날 3라운드. 프로 2년차 임지나(20·코오롱-잭니클라우스)가 이븐파 72타(이글 1개, 버디 2개, 보기 4개)로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최종합계 6언더파 210타로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8회 하이트컵 챔피언십 공동 5위가 최고성적이었던 임지나는 시즌 9승을 노리던 신지애(19·하이마트)를 5타차 2위로 밀어내고 데뷔 첫 우승과 함께 6천만원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임지나는 경기 뒤 “첫 우승이라 얼떨떨하다”며“아버지가 빨리 완쾌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버지 임정태(48)씨는 주니어 시절부터 캐디를 보는 등 딸을 뒷바라지했으나 10월 말 위암 3기에서 4기 사이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았으며 항암치료 중이다.
제주/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에쓰오일 챔피언스 최종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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