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가 30일 프로암 대회에 나가진 않았지만 대회 현장엔 모습을 드러냈다. 후쿠오카/KLPGA 제공
어깨부상에 결막염까지…1일 여자골프 한·일전 출전
“어깨가 좀 나아지려니까 눈이 또 이래가지고….”
박세리는 최근 미국 집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왼쪽 어깨를 다쳤다. 30일 오전까지 물리치료를 받아 회복되는가 싶었는데 이번엔 눈이 말썽을 부렸다. 박세리는 이날 아침 눈이 충혈되고 부어올라 일본 후쿠오카 안과를 급히 찾았다. 결막염 증세였다. 그는 “앞을 보는데 아무래도 힘든 점이 있다”고 했다. 이날 프로암 대회도 불참했다. 그러나 박세리는 “국가대항전이고 우승하려고 왔으니 잘 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1일부터 이틀간 일본 후쿠오카 센추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교라쿠컵 제8회 한-일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5CSBS-TV 생중계). 박세리가 출전을 강행한다. 한국팀 주장 김미현은 “세리가 많이 아픈데 여기에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일본엔 위압감을 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1~2회 대회 땐 모두 졌지만, 이후 4승1무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는 양팀 선수들이 1대1로 맞붙어 18홀을 돌아 스코어가 좋은 선수가 승리하는 방식이다. 이기면 2점, 비기면 1점. 하루 12경기씩 이틀간 24경기를 치른다. 한국 엔트리는 첫날 1번 안시현, 3번 박세리, 12번 신지애 순으로 짜여졌다. 한·일전에서 5전전승을 거둔 요코미네 사쿠라와 11번째에서 맞붙게 된 안선주는 “사쿠라의 연승을 끊어주겠다”고 했다. 박세리가 열의를 보이자, 19살 막내 신지애도 자신감이 넘쳤다. “일본 주장이자 최고참 요네야마 미도리(31)와 만나게 됐는데, 언니들이 ‘너 정도면 이길 수 있다’고 했어요. 내가 올해 한국에서 9승까지 한 걸 들었을 테니까 (경기 전부터) 기를 죽여놓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요.”
김미현은 “우승엔 별 지장이 없어요. 일본이 한번 해보라고 하세요”라며 깔깔 웃었다. 선수들은 한결같이 그린이 빠르고 경사가 있어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세리는 대륙대항전 렉서스컵(7일) 아시아팀 주장을 맡아 첫날만 출전하고 대회 이틀째 호주로 떠난다.
후쿠오카/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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