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시티에서 열린 월드컵여자골프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한국 대표 신지애(뒤), 지은희가 4번홀에서 퍼팅 라인을 읽고 있다. KLPGA 제공, 연합뉴스
신지애·지은희, 월드컵골프 필리핀에 2타차 역전패
마지막 18번홀(파5). 지은희(22)의 두번째샷이 그린 근처 물에 빠졌다. 필리핀에 두 타 뒤진 한국으로선 연장으로 끌고가려면 ‘이글’이 필요했다. 이제 지은희는 그 기회를 잃었다. 짝궁 신지애(20·하이마트)가 두번째샷을 날렸다. 오른쪽으로 휜 공이 그린 가장자리 돌에 맞았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신지애의 공은 그 돌을 맞고 물에 들어갔다. 이번엔 돌에 튕긴 공이 구멍 근처 10m에 떨어졌다. 이글 퍼팅 행운의 기회가 온 것이다.
티샷이 깊은 러프에 빠진 필리핀 선수들은 나무까지 앞을 가로막고 있어 위기에 몰렸으나, 페어웨이로 공을 빼낸 뒤 세번째샷으로 그린에 올렸다. 그러나 버디를 성공시키기엔 다소 먼 거리.
연장까지 갈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에서 쇼트게임에 강한 신지애가 침착히 공을 굴렸다. 그러나 공은 구멍 왼쪽 60~70㎝에서 뚝 멈췄고, 버디에 만족해야 했다. 상대가 보기라도 범해야 동점이 되는 상황에서 도로시 델라신은 오히려 버디를 잡으며 저력을 과시했다.
20일(한국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시티의 게리 플레이어골프장(파72·6466야드)에서 열린 세계여자골프월드컵(총상금 140만달러·우승상금 28만달러) 최종 3라운드. 1라운드 단독선두였던 한국의 신지애와 지은희는 2라운드 17번홀에서 트리플보기를 범해 필리핀에 공동선두를 허용한 뒤, 3라운드에서 역전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두 선수가 각각 플레이를 펼쳐 홀마다 좋은 스코어를 낸 선수의 성적을 팀 성적으로 삼는 포볼 방식으로 열린 3라운드에서 한국은 신지애가 이글 하나와 버디 둘, 지은희가 버디 하나를 보태 최종합계 16언더파 200타를 쳤다. 3라운드에서만 7타를 줄인 필리핀 도로시 델라신-제니퍼 로살레스와 두 타 차(18언더파 198타). 필리핀은 15번홀 버디로 한국과 공동선두가 된 뒤 18번홀까지 연속 버디의 뒷심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2005년 첫 대회 준우승, 2회 5위, 3회 3위를 차지한 한국은 20개국, 40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다잡은 우승을 놓쳤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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