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GR 레이디스컵
신지애(20·하이마트)는 역시 ‘역전의 명수’였다. 이번에는 운도 따라줬다.
23일 일본 고치현 고난의 도사컨트리클럽(파72·6364야드)에서 열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PRGR 레이디스컵(총상금 8천만엔) 마지막날 3라운드. 신지애는 일본의 ‘신성’ 요코미네 사쿠라(23)와 최종합계 4언더파 212타 공동선두로 마친 뒤, 연장 5번째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7m 버디퍼팅을 성공시키며 시즌 첫 우승을 일본에서 차지했다. 올해초부터 호주 등 해외투어에 본격 나서고 있는 신지애는 일본무대 첫 우승으로 상금 1440만엔과 함께 고급승용차를 받았다.
신지애는 요코미네에 1타 뒤진 2위로 출발했다. 15번홀까지 중간합계 6언더파를 치며 선전했으나 16번홀(파4,315야드)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감기며 아웃 오브 바운스(OB)를 내 위기를 맞았다. 신지애가 OB를 낸 것은 고교시절 이후 4년 만.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한 신지애는 요코미네와 2타차로 벌어지며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진 듯 보였다.
그러나 17번홀까지 흔들림없는 모습을 보이며 2타차 단독선두 자리를 지키던 요코미네는 18번홀(파4·370야드)에서 갑자기 무너졌다.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나무 밑으로 들어갔고, 레이아웃 뒤 3번째 친 공이 핀을 훌쩍 넘어 그린에지로 떨어졌다. 퍼터로 공략한 4번째샷이 홀 60㎝에 붙으며 보기퍼팅만 남겨 놓은 상황. 하지만 요코미네는 심적 부담감 때문인지 이마저 놓치고 말았다. 결국 신지애에 공동선두를 허용했고, 우승까지 내줬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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