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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

박인비, 10년만에 그 감동 꽃피웠다

등록 2008-06-30 19:34수정 2008-06-30 19:40

세리 ‘맨발투혼’ 보고 골프채 잡은 10살소녀…
박인비, US여자오픈 우승
대회 역대 ‘최연소 우승’…박세리 기록 깨

“박세리 언니가 유에스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것을 보고, ‘나도 저렇게 돼야지’하고 마음먹었습니다.” 10년 전인 1998년, 10살짜리 꼬마 박인비(20)는 졸린 눈을 비비며 부모와 함께 박세리의 유에스여자오픈 우승장면을 텔레비전을 통해 지켜봤다. 이틀 뒤 부모는 여성용 골프채를 사왔고, 골프채를 처음 잡은 꼬마는 꼭 10년 만에 자신의 꿈을 이뤘다.

유학파 박인비가 30일(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에디나 인터라켄컨트리클럽(파73·6789야드)에서 열린 63회 유에스여자오픈골프대회(총상금 31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경쟁자들이 무너지는 사이 침착한 플레이로 2언더파 71타를 쳐, 최종합계 9언더파 283타로 역전승을 거뒀다. 유에스오픈 사상 최연소(19년11개월6일·1988년 7월23일생) 우승으로 이전 박세리의 기록(20년9개월)을 깼다.

박인비는 함께 경기를 한 43살의 베테랑 헬렌 알프레드손(스웨덴·5언더파 287타)을 4타차 2위로 따돌리고, 엘피지에이 투어에서 가장 많은 상금이 걸린 이 대회(총상금 325만달러)에서 58만5천달러(6억여원)를 손에 쥐었다.

1번홀(파4)에서 18m짜리 칩샷 버디, 2번홀(파5) 칩샷 뒤 버디퍼팅으로 잇따라 두 타를 줄인 것이 결정적이었다. 전날 선두였던 스테이시 루이스(미국·4언더파 288타)와 2위였던 폴라 크리머(미국·3언더파 289타)가 약속한 듯이 1번홀 파, 2번홀 더블 보기로 미끄러지면서 전반에 순위가 뒤집어졌다. 박인비는 “선두가 곤두박질치고, 함께 플레이한 알프레드손도 헤매면서 부담이 적어졌다. 우승은 혼자서 하는게 아니라 주변에서 도와주어야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박세리에 영향을 받아 골프채를 쥔 ‘박세리 키즈’ 가운데 하나인 박인비는 2001년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듬해 유에스주니어선수권우승(2002년), 올해의 주니어선수 선정(2002) 등으로 일찍부터 기대를 모았다. 미국주니어골프협회 대회에서는 통산 9회 우승을 차지했다. 2006년4월 프로로 전향해 그해 2부인 퓨처스투어 상금순위 3위로 2007년 엘피지에이 출전권을 땄다. 지난해 유에스여자오픈 때는 공동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박인비는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가 248야드(79위), 그린적중률 64%(86위)로 좋지 않다. 그러나 그린당 평균 퍼팅수 1.74개(1위)의 정교한 퍼팅으로 약점을 보완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린의 경사가 심했지만 정확한 라이 읽기로 1~4라운드 언더파 성적을 냈다. 올해 15개 대회에서 5회 톱10에 들면서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번번히 무너졌던 아쉬움도 날려 버렸다. 박인비는 “당장 근사한 저녁을 먹고 싶다. 밤에 잠은 잘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우승의 즐거움을 표시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15번홀부터 우승 예감” 박인비 인터뷰

유에스 여자오픈 최종순위
유에스 여자오픈 최종순위

박인비는 30일(한국시각) 유에스여자오픈골프대회 우승 인터뷰에서 “15번홀부터 3타차로 앞서고 있다는 것을 알고 우승을 예감했다”고 말했다.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소감은.

=너무 특별한 날이고 결코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특히 아니카 소렌스탐의 마지막 대회였는데 이 우승을 그녀와 함께하고 싶다.

-우승을 확신한 때는 언제인가.

=순위나 스코어에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나도 사람이다. 15번 홀부터 3타 차로 앞서있다고 의식했지만 흥분하지 말고 침착해지자고 다짐했다.

-올해 상위권에 자주 이름을 올렸는데.

=몇 번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했지만 좋은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운이 따랐고 그동안 실수로 경험이 쌓인 것 같다.

-선두에 2타 뒤진 채 출발했다가 초반에 선두로 치고 나갔다.

=2번 홀까지 버디를 잡은 것이 중요했다. 특히 1번 홀 러프에서 날린 칩샷이 들어간 것이 컸다.

-박세리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나.

=박세리 선배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10년 전 박세리 선배의 우승 장면을 텔레비전으로 봤는데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로부터 며칠 뒤 골프를 시작했다.

-박세리처럼 지금의 한국 어린이들에게 영향을 줄 것 같은데.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참 좋은 일이다.

김창금 기자

박인비 프로필

-1988년 7월28일생

- 경기도 분당 서현초등, 죽전중 거쳐 2001년 미국 유학

-현재 광운대 생활체육과 1년 재학 중

- 2001년, 제주도지사배 주니어선수권 중등부 우승.

- 2002년, 미국주니어아마추어선수권 우승

- 2007년, LPGA 데뷔. 유에스여자오픈 공동 4위 등 톱10 2번

- 2008년, 유에스여자오픈 우승. 톱10 6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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