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골프대회를 제패한 박인비가 10일 중구 을지로1가 SK텔레콤 T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과의 후원 계약식에서 SK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광운대(생활체육과) 재학 중인데 미국에서 공부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인터넷으로 한다”고 했다. “리포트 작성해서 이메일로 교수님에게 보냅니다. 미국에서는 수업 1시간만 빠져도 용납될 수 없어요. 대학과 프로생활을 병행할 수 없습니다.”
지난달 30일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 제63회 유에스여자오픈에서 최연소 챔피언에 오른 박인비(20)가 스폰서없이 지내다 든든한 후원자를 만났다. 에스케이(SK)텔레콤이 10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그와 2년간 후원계약을 맺은 것이다. 계약금 등 구체적인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성철 에스케이텔레콤 스포츠단장은 “1998년 박세리가 유에스여자오픈에서 맨발의 투혼으로 우승하면서 경제위기에 빠져있던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해줬던 감동을, 10년 만에 다시 보여준 박인비의 투혼과 열정을 높이 사 후원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인비가 우승하자 에스케이텔레콤을 포함해 하나은행, 케이티에프(KTF), 하이트 등 모두 5개 기업이 그를 잡기 위해 달려들었으나, 박인비 쪽에서 에스케이텔레콤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비는 “선수한테 스폰서는 자존심”이라며 “좋은 기업 마크를 달게 돼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잠깐 한번 우승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10년 후에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고 골프사에 오래오래 이름을 남기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박인비는 메이저급대회인 에비앙 마스터스 출전을 위해 19일 프랑스로 떠나며, 9월 한국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에스케이 에너지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할 예정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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