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와의 싸움 바트 브라이언트(미국)가 17일 잉글랜드 사우스포트의 로열버크데일골프클럽에서 개막한 137회 브리티시오픈 1라운드 16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우스포트/AP 연합
브리티시오픈…어니 엘스·비제이 싱 136위
최경주·앤서니 김은 2오버 선전 ‘15위’로 출발
최경주·앤서니 김은 2오버 선전 ‘15위’로 출발
“지구의 이편에서 늘 그랬듯이, 어머니인 자연은 ‘목요일 쇼’를 망쳤다. 아침에 그녀는 변덕스러웠지만, 오후가 되자 분노를 풀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홈페이지는 17일(현지시각) 잉글랜드 사우스포트의 로열버크데일골프클럽(파70·7180야드)에서 열린 137회 브리티시오픈 첫날 ‘야만적인 자연조건’ 때문에 선수들이 애를 먹었다고 했다. 실제 오전 조에 출발한 선수들은 강풍에 흔들려 샷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2002년 대회 챔피언 어니 엘스(남아공)는 보기 5개에 트리플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무려 10오버파 80타를 쳤고, ‘흑진주’ 비제이 싱(피지)은 5번홀부터 11번홀까지 연속 보기행진을 벌인 끝에 역시 같은 타수로 공동 136위로 밀려났다.
오후에는 날씨가 잠잠해져 상대적으로 득을 본 선수들도 있었다. 왕년의 테니스 스타 크리스 에버트와 최근 재혼한 그렉 노먼(호주)은 이븐파 70타 공동 4위에 오른 뒤 “아침 날씨를 보았더니 오전에 출발한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최경주(38·나이키골프)는 선전했다. 버디 2개와 보기 4개로 2오버파 72타를 쳐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15위에 자리잡았다. 드라이버샷과 아이언샷이 흔들렸지만, 절묘한 퍼팅으로 파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최경주는 “후반에는 바람이 너무 불어 평정심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특히 10번홀에서는 165야드를 남기고 3번아이언으로 쳤는데도 30야드가 짧았다”고 했다. 최근 성적부진에 대해 그는 “백스윙에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스티븐 밴 코치와 함께 열심히 연습해 이제는 자신감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한 재미동포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도 버디 3개에 보기 5개로 2오버파 72타를 쳐 최경주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달전 유에스오픈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연장승부 끝에 아쉽게 2위로 밀렸던 로코 미디에이트(미국)와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 로버트 앨런비(호주)가 1언더파 69타 공동선두로 나섰다. 이 대회 우승경험이 없는 필 미켈슨(미국)도 9오버파 79타를 쳐 공동 123위로 처졌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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