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있는가? 브리티시오픈에서 50살 훌쩍 넘긴 호주의 ‘백상어’ 그렉 노먼(53)이 1·2라운드 선전했다면. 최근 왕년의 여자테니스 스타 크리스 에버트와 재혼해 화제를 뿌리기도 했던 그가 이틀째 돌풍을 일으켰다.
18일 잉글랜드 사우스포트의 로열버크데일골프클럽(파70·7180야드)에서 열린 137회 디 오픈 챔피언십(브리티시오픈) 2라운드. 노먼은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중간합계 이븐파 140타를 기록해, 밤 11시반 현재(한국시각) 단독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의 경기가 진행 중이어서 선두를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노먼은 전날 1라운드에서는 역시 이븐파 70타를 쳐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카미오 빌레가스가 이날 5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1오버파 141타로 공동 2위권을 형성했다.
앞서 전날 1라운드에서는 강풍이 불어닥쳐 오전 조에 출발한 선수들은 샷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2002년 대회 챔피언 어니 엘스(남아공)는 보기 5개에 트리플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무려 10오버파 80타를 쳤고, ‘흑진주’ 비제이 싱(피지)은 5번홀부터 11번홀까지 연속 보기행진을 벌인 끝에 역시 같은 타수로 100위권으로 밀려났다. “지구의 이편에서 늘 그랬듯이, 어머니인 자연은 ‘목요일 쇼’를 망쳤다. 아침에 그녀는 변덕스러웠지만, 오후가 되자 분노를 풀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홈페이지는 이렇게 표현할 정도였다.
하지만 오전조로 출발한 최경주(38·나이키골프)는 달랐다. 버디 2개와 보기 4개로 2오버파 72타를 쳐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15위에 자리잡았다. 드라이버샷과 아이언샷이 흔들렸지만, 절묘한 퍼팅으로 파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최경주는 “후반에는 바람이 너무 불어 평정심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특히 10번홀에서는 165야드를 남기고 3번아이언으로 쳤는데도 30야드가 짧았다”고 했다. 최근 성적부진에 대해 그는 “백스윙에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스티븐 밴 코치와 함께 열심히 연습해 이제는 자신감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최경주는 2라운드 4번홀까지는 버디 1개와 보기 1개로 중간합계 2오버파를 유지해 선두권에 자리잡았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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