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주가 3라운드 8번홀에서 잔디까지 쳐올리며 러프에 빠진 공을 멀리 보내고 있다. 사우스포트/AP 연합
악명 높은 브리티시오픈 최종라운드
3R선 최경주 공동2위·그렉 노먼 선두
3R선 최경주 공동2위·그렉 노먼 선두
“최경주한테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의 행동과 태도, 공을 치는 것까지….”(그렉 노먼).
사나운 바람과 까다로운 코스 때문에 우승컵 향방은 사람의 노력이 아니라 하늘의 뜻에 달렸는지 모른다. 그래도 정상을 향한 선수들의 의욕은 식을 줄 모른다. ‘끝이 날 때까지’ 누구도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국 잉글랜드 서부해안의 사우스포트 로열버크데일골프장(파70·7180야드)에서 20일(한국시각) 열린 137회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 4라운드를 앞두고, 선두 노먼(호주·2오버파 212타)은 3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한 최경주(38·나이키골프)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최경주는 3라운드를 선두로 시작했으나 5오버파 75타를 쳐, 합계 4오버파 214타로 밀렸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4오버파 214타)과 공동 2위.
53살의 ‘백전노장’ 노먼은 우승에 가장 가까이 있지만, 2타차로 바짝 쫓아오는 최경주와 해링턴을 따돌려야 생애 세번째 브리티시오픈 우승컵을 차지한다. 노먼은 “아직도 18홀이라는 긴 일정이 남았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처음과 똑같은 마음으로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승에 대한 강한 집념을 드러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리는 최경주도 역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3라운드에서 주춤한 것이 뒷심을 폭발시키기 위한 숨 고르기가 될 수도 있다. 최경주는 “기회는 있다. 4라운드에서는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좁은 페어웨이나 길목마다 삼킬듯 버티고 있는 벙커보다는 퍼팅에 신경을 쓰고 있다. 최경주는 “3라운드에서는 그린 위에 올라섰을 때 볼이 움직일 정도로 바람이 심하게 불어 겁이 났을 정도”라며 “최종 라운드에서는 퍼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록의 해링턴은 3라운드에서 더블보기 1개, 보기 4개에 버디 4개를 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으나 2타밖에 잃지 않아 2위로 도약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해링턴과 마지막 조에서 4라운드를 시작하는 노먼도 해링턴을 경계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 첫 출전한 재미동포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은 7오버파 217타 공동 5위로 4라운드에 들어갔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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