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영이 20일 미국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서 벌어진 LPGA 스테이트 팜 클래식 골프 토너먼트 연장전 첫 홀에서 버디를 쳐 대만의 청야니를 물리치고 우승한뒤 갤러리에 손을 흔들고 있다(AP=연합뉴스)
그도 1988년생 ‘박세리 키즈’였다. 지난 6월29일(현지시각) 유에스여자오픈을 제패한 박인비(20·SK텔레콤)처럼…. 1998년 맨발투혼 박세리의 유에스여자오픈 제패 장면을 보고, 만 10살의 나이에 곧바도 골프채를 잡았다. “클럽을 처음 잡았을 때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가서 최고선수가 되기를 원했다.” 공교롭게도 박인비와 고교동창이다. 박인비가 미국으로 먼저 가는 바람에 5개월밖에 같이 학교생활을 할 수 없었지만.
그는 미국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한국으로부터 ‘멘탈상담’도 꾸준히 받았다고 했다. “이번 토너먼트에서 그것이 많은 도움을 줬다. 타이거 우즈나 아니카 소렌스탐처럼 나도 스포츠 심리학자를 두고 있다.”
2년차 오지영(20·에머슨퍼시픽)이 지난 6월 맥도널드 엘피지에이 챔피언십 우승자이자 강력한 신인왕 후보 청야니(대만)를 꺾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21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의 팬더크리크컨트리클럽(파72·6608야드)에서 열린 스테이트 팜 클래식(총상금 170만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 오지영은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하며 청야니와 공동선두로 마친 뒤,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 첫번째 승부에서 파세이브를 기록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우승상금 25만5천달러. 오지영의 우승으로 한국선수들은 올해 5승을 합작했다. 특히 6월초 이선화(긴 트리뷰트)의 우승을 시작으로 이번까지 7개 대회서 무려 5개 트로피를 가져왔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청야니에 3타 뒤진 공동 3위로 라운드를 출발한 오지영은 한때 2타차 선두를 달렸으나, 18번홀 보기로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게다가 연장홀 두번째샷이 그린을 지나 에지부근 러프로 굴러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절묘한 칩샷으로 공을 홀 옆 한뼘거리에 붙인 뒤 파퍼팅을 성공시켜 보기를 범한 청야니를 잡았다.
2006년 12월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지난해 엘피지에이 투어 무대에 데뷔한 오지영은 대회 초반 자주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리다가 뒷심부족으로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이를 말끔히 해소하며 박인비와 함께 코리아군단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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