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1988년생 ‘박세리 키즈(Kids)’였다. 지난 6월29일 유에스여자오픈을 제패한 박인비(20·SK텔레콤)처럼…. “1998년 맨발투혼 박세리의 유에스여자오픈 제패 장면을 보고, 만 10살의 나이에 곧바로 골프를 시작했다. 클럽을 처음 잡았을 때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가서 최고선수가 되기를 원했다.” 둘은 공교롭게도 경기도 용인시 죽전중 1년을 잠시 같이 다녔다.
2006년 퀄리파잉스쿨을 거쳐 2007년 엘피지에이 투어에 데뷔한 그는 올해 초반 라운드엔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가도 심적 부담감 때문에 번번이 미끄러졌고, 마스터스 클래식 공동 8위가 최고성적이었다. 그래서 그는 전화를 통해 한국으로부터 ‘멘탈 트레이닝’(심리치료)도 꾸준히 받았다. “이번 토너먼트에서 멘탈 상담이 많은 도움을 줬다. 타이거 우즈나 아니카 소렌스탐처럼 나도 스포츠 심리학자를 두고 있다.”
오지영(20·에머슨퍼시픽). 그가 지난 6월 맥도널드 엘피지에이 챔피언십 우승자이자 강력한 신인왕 후보 청야니(대만)를 꺾고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2년 만에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21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의 팬더크리크컨트리클럽(파72·6608야드)에서 열린 스테이트 팜 클래식(총상금 170만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 오지영은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하며 청야니와 공동선두로 마친 뒤,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 첫번째 승부에서 파세이브를 기록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우승상금 25만5천달러.
오지영의 우승으로 한국선수들은 올해 5승을 합작했다. 특히 6월초 이선화(긴 트리뷰트)의 우승을 시작으로 이번까지 7개 대회서 무려 5개 트로피를 가져왔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청야니에 3타 뒤진 공동 3위로 라운드를 출발한 오지영은 한때 2타차 선두를 달렸으나, 17번홀(파3) 보기로 청야니에 선두를 내줬다. 그러나 청야니가 18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다시 공동선두가 됐고, 오지영은 연장홀 두번째샷이 그린을 지나 에지부근 러프로 굴러가 위기를 맞았지만, 절묘한 칩샷으로 공을 홀 옆 한뼘거리에 붙여 파를 잡아냈고, 보기를 범한 청야니를 따돌렸다.
청야니와 신인왕 경쟁 중인 최나연(21·SK텔레콤)은 이날 4타를 줄이는 등 나흘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했지만, 선두에 1타 뒤진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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