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섭이 한-중 KEB 인비테이셔널 2차 대회 4라운드에서 드라이버샷을 하고 있다. 한국프로골프협회 제공
김대섭, KEB 인비테이셔널 2차대회서 연장 끝 우승
고2때 한국오픈 제패…슬럼프로 한때 스폰서 잃어
고2때 한국오픈 제패…슬럼프로 한때 스폰서 잃어
최근 3년간 성적 부진으로 스폰서 계약마저 끊기자, 그는 지난 8월 모자도 쓰지 않은 채 투어에 출전했다. 1998년 고교 2년(서라벌고) 때,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국오픈에 출전해 최상호 등 대선배들을 따돌리고 우승해 혜성같이 나타났던 그로서는 참담한 추락이었다.
2005년까지만 해도, 한국 남자골프 20대의 대표주자였던 그는 아마·프로 통틀어 5승을 올렸다. 그런데 2006년부터 느닷없이 슬럼프에 빠졌고, 결국 올해 5월에는 후원사인 에스케이텔레콤마저 그를 버렸다. 그러나 9월3일 삼화저축은행과 스폰서 계약을 맺으며 희망을 찾았다. 그는 당시 “하반기 우승을 선물할 스폰서 기업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더욱 골프에 전념해 반드시 우승으로 삼화저축은행의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했다. 그의 이런 말은 불과 한 달도 안 돼 현실이 됐다.
김대섭(24·삼화저축은행)이 3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재기했다. 21일 강원도 횡성 오스타컨트리클럽 남코스(파72·6652m)에서 열린 한국-중국 케이비(KEB) 인비테이셔널 2차 대회(총상금 4억원) 마지막 날 4라운드. 전날까지 5타 차 단독선두였던 김대섭은 샷 난조로 흔들렸으나, 18번홀 버디로 김대현(20·동아회원권)과 8언더파 280타 공동선두로 마친 뒤, 연장 첫홀에서 극적으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우승상금 8천만원.
이날 연장홀에서 2.5m 버디 퍼팅을 먼저 성공시킨 김대섭은, 김대현이 2m 버디 퍼팅을 놓쳐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자리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김대섭은 이날 5번홀(파4) 트리플보기, 14번홀(파4) 더블보기 등으로 고전했지만, 18번홀(파5)에서 세번째 칩샷을 홀에 붙여 버디를 잡아내면서 끝내 우승을 일궈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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