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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

29살 뒤늦게 뜬별 이지희…“일본서 30승 목표”

등록 2008-10-14 19:14수정 2008-10-15 00:31

14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골프장에서 만난 일본여자프로골프 상금왕 이지희가 일본생활에 대해 얘기하면서 밝게 웃고 있다.
14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골프장에서 만난 일본여자프로골프 상금왕 이지희가 일본생활에 대해 얘기하면서 밝게 웃고 있다.
스윙폼 교정 모험 일무대 8년만에 우뚝
하이트컵 출전 국내 대회 첫 우승 노려
36.5℃ 데이트 / JLPGA 상금랭킹 1위 이지희

얼굴에도 선이 있다면, 진한 4B연필의 선이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차지게 느껴진다. 일본무대에서 산전수전 다 겪으며 8년간 쌓은 내공의 힘일 것이다. 올해는 일본여자프로골프 상금랭킹 1위(1억500만엔)를 달리고 있다. 해외무대 상금왕 타이틀은 그동안 누구도 해내지 못했다. 때문에 29살의 ‘대기만성형’ 골퍼는 더 팽팽한 긴장감을 놓지 않는다.

일본파 이지희(29·진로재팬)가 16일부터 열리는 9회 하이트컵 여자프로골프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2005년 엑스캔버스 대회 이후 3년 만의 국내대회 출전이다. 14일 대회장인 경기 여주 블루헤런골프장에서 만난 그는 “그동안 초청을 많이 못 받았는데, 정말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이지희는 일본 여자골프에서 한국돌풍의 선봉이다. 지난 5일 최고 권위의 일본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평균타수 1위(70.86개), 그린에 공을 올리지 못했을 때 파를 세이브하는 리커버리 부문 1위(67.36%), 파세이브 1위(88.16%)로 펄펄 날고 있다. 2003년 상금랭킹 2위로 시즌을 마쳤을 때보다 몸 상태가 더 좋다. 옆에 있는 매니저 변지혜씨는 “늦게 활짝 핀 꽃”이라며 웃는다.

가슴 속에 자리잡은 오랜 꿈이 꿈틀거린다. 바로 국내대회 첫 승이다. 1998년 프로가 된 이지희는 2년간 국내에서 뛰고, 2001년부터 일본 무대에서 활동해왔다. 올 시즌 2승 등 그동안 통산 11승을 올려 일본파 1세대인 구옥희(23승)의 뒤를 이어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고 있다.

하이트컵은 좋은 기회다. 국내와 해외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출전하지만 주눅들지 않는다. 일본여자골프가 엘피지에이에 비해서 선수층이나 상금규모는 작다. 그러나 홀의 길이나 그린의 딱딱함 등 코스 세팅에서는 매우 까다롭다고 한다. 이지희는 “난코스라는 표현이 들어가는 골프코스가 예상외로 많다”고 설명했다.

이지희는 한때 미국무대를 꿈꿨다. 그러나 기후나, 문화, 음식 모든 면에서 일본의 매력에 빠지면서 생각을 바꿨다. 2005년 스윙폼을 바꾸는 모험을 결행한 것은 도약을 위한 도박이었다. 공을 너무 많이 깎아 스핀량이 많았고, 거리가 짧았던 아이언샷의 단점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스윙폼 변화 뒤 성적은 나아지지 않았다. 2007년은 최악의 슬럼프였다. 이지희는 “해뜨기 전에 나와 해진 뒤 들어가는 연습 강행군이 지난해 일정이었다. 그래도 성적이 나지 않을 때는 ‘이것이 나의 한계’인가라며 괴로워했다”고 고백했다.

스윙폼의 교정 효과는 올 시즌 폭발했다. 아이언은 거리가 10~15야드 늘었고, 계측한 지점에 정확이 떨어졌다. 드라이버 비거리도 평균 220야드에서 250야드로 크게 늘었다. 1m70의 비교적 큰 키와 보통사람보다 한 두치 긴 팔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공·고스피드 탄도는 일본 팬들 사이에서 이지희 마니아를 만들어냈다.


유일한 휴식일인 월요일날 영화볼 짬밖에 낼 수 없는 이지희. 그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여기까지 어떻게 온지도 모르겠고, 앞으로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며 “일본 무대 30승이 최종 목표”라고 했다. 엔화 환율이 폭등해 올해 수입이 짭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동안에는 많이 썼다. 이제부터 모아야 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여주/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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