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마지막날, 그것도 우승을 눈앞에 두고 ‘지존’ 신지애(20·하이마트)가 이렇게 흔들린 적은 없었다. 18홀을 도는 동안, 버디는 하나 없이 보기 하나로 1오버파 73타를 기록했다. 그러는 사이, 새내기 최혜용(18·LIG)이 코스 기록인 8언더파 64타(버디만 8개)를 치며 맹추격해 왔고, 지존의 ‘대항마’ 안선주(21·하이마트)도 따라붙었다. 결국 3명이 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 공동선두로 마쳐 연장 승부를 펼쳐야 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끝내 지존에게 미소를 지었다.
2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 하늘코스(파72·6555야드)에서 열린 케이비(KB)국민은행 스타투어 4차 대회(총상금 5억원) 마지막날 4라운드. 신지애는 연장 두번째 승부에서 파세이브에 성공해, 보기를 범한 최혜용을 따돌리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세번째이자 마지막 메이저 대회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주 하이트컵 챔피언십 정상의 기쁨을 맛본 지 일주일 만의 우승. 시즌 7승에 통산 19승.
특히 신지애는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3개 메이저 대회(태영배 한국여자오픈, 신세계배 한국여자프로골프선수권 등)를 석권한 첫번째 선수가 됐다. 또 우승상금 1억2500만원을 챙겨, 국내 남녀 프로골프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7억원을 처음 돌파했다(7억6518만4500원). 지난해는 6억7454만1667원으로 역시 신기록이었다.
올 시즌 대회는 앞으로 3개 더 남아 있으나, 신지애의 3년 연속 상금왕과 대상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시즌 4승을 거둔 서희경(22·하이트)이 3승을 올리지 않는 한, 다승왕도 그의 것이다. 신지애는 “최종 라운드에서 선두로 나가서 역전을 당한 적이 없었는데 샷이 생각대로 안 돼 불안했다. 이번 우승은 내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까지 했는데 다행히 우승했다”고 기뻐했다.
18번홀(파4·399야드)에서 치러진 연장 첫번째 승부에서 안선주는 1m 남짓 파퍼팅을 성공시키지 못해 먼저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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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여자프로골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