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21·미래에셋)
‘컷 탈락’ 신지애 부진 원인
2라운드 9오버파 81타.
2005년 프로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 지존’ 신지애(21·미래에셋)가 경험한 최악의 스코어다. 신지애는 지난 14일(한국시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09 시즌 개막전 에스비에스(SBS)오픈 2라운드에서 중간합계 9오버파 153타로 부진해 컷을 통과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지난해 비회원으로 3승을 올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였지만, 공식 데뷔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쓰라린 교훈을 남겼다. 80대 스코어는 그가 프로선수로는 처음 기록한 것이다. 버디는 1개도 잡아내지 못했고, 보기 5개도 모자라 더블보기도 2개나 기록했다.
1라운드 이븐파 72타를 기록했던 신지애는 왜 느닷없이 무너졌을까? “2라운드에서 퍼팅을 38개나 했어요. 집중력이 떨어졌나봐요.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적중률은 최상위에 들었는데…. 샷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초반 두홀에서 1~2m 버디퍼팅을 놓치니까 퍼팅난조에 빠진 겁니다.” 신지애의 플레이를 현장에서 지켜본 아버지 신제섭씨는 이런 분석을 내놨다.
신지애가 지난주 여자유러피언 투어 ANZ 레이디스 마스터스에 출전해 감기몸살 등으로 난조를 보인 뒤 쉴틈도 없이 곧바로 이번 대회에 합류해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도 부진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두 대회 연속 퍼팅난조를 보인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쓴 보약이라고 여기겠다. 시즌 개막전에 이런 시련을 주신 것은 더 정신을 차리고 준비를 잘하라는 뜻으로 알겠다.” 신지애는 이렇게 애써 태연하게 말했지만, 호된 신고식이 두고두고 그를 괴롭힐지도 모르는 일이다. 신지애가 미국무대 진출에 앞서 “무엇보다 1승을 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한 것도 강호들이 즐비한 미국무대가 그리 만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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