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신분의 뉴질랜드 교포 이진명(19.영어 이름 대니 리)이 세계 강호들이 출전한 프로골프대회에서 우승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진명은 22일 호주 퍼스의 바인스 리조트 골프장(파72.7천101야드)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투어 조니워커 클래식 4라운드에서 보기는 2개로 막고 버디 7개를 잡아 5언더파 67타를 치는 맹타를 휘둘렀다.
합계 17언더파 271타, 단독 1위로 경기를 마치고 클럽하우스에서 기다리던 이진명은 챔피언조에 있던 로스 맥거원(잉글랜드.16언더파 272타)의 이글 퍼트가 빗나가면서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공동 2위는 맥거원과 함께 펠리페 아길라(칠레), 후지타 히로유키(일본) 3명의 선수가 차지했다.
9살 때 부모를 따라 뉴질랜드로 이주한 이진명은 2008년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18세1개월의 나이로 우승,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최연소 우승 기록(18세7개월)을 경신해 골프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선수.
이진명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인식시키면서 머지 않아 PGA 투어에서도 돌풍을 예고했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에서 출발한 이진명은 12번홀까지 1타를 줄이는데 그쳤지만 우승을 다투던 선수들도 주춤거리면서 우승의 끈을 놓치 않았다.
이진명은 13번홀(파3)과 14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선두였던 맥거원에 1타차로 따라 붙다가 16번홀(파3)에서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그린 옆 언덕에 떨어졌고 어프로치샷마저 홀을 2.5m 가량 지나치고 만 것.
하지만 이진명은 까다로운 내리막 경사에서 버디 같은 파퍼트를 잡아냈고 17번홀(파4)에서 1타를 줄여 공동 선두로 뛰어오른 뒤 18번홀(파5)로 갔다.
이번 대회 코스에서 가장 쉬운 홀로 꼽히는 18번홀에서 이진명은 두번만에 볼을 그린 위에 올렸고 10m 거리에서 친 이글 퍼트가 홀을 아깝게 빗나갔다.
가볍게 버디를 잡아낸 이진명은 클럽하우스에서 기다렸고 이후 들어온 챔피언조에서 이진명을 넘어선 선수는 없었다.
3라운드까지 선두권에 올라 우승 경쟁을 벌일 것으로 기대됐던 배상문(23)은 1타를 잃어 버리는 바람에 앤서니 김(24.나이키골프)와 함께 공동 25위(10언더파 278타)로 밀렸다.
호주 교포 이원준(23)은 공동 31위(9언더파 279타), 2주 연속 우승을 노렸던 앤서니 강(37)은 공동 48위(6언더파 282타)에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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