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가 8일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우승트로피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AFP 연합
HSBC 챔피언스, 4라운드 초반 4연속 버디 승기
부진 털고 집중력 살아나…3경기만에 ‘지존본색’
부진 털고 집중력 살아나…3경기만에 ‘지존본색’
컷 통과 실패→공동 13위→우승.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공식데뷔전에서는 부진했지만, 불과 3개 대회 만에 우승을 일궈냈다. 과연 ‘한국여자프로골프의 지존’ 다웠다. 이제 데뷔 첫승 관문을 무난히 넘어섰으니, 승수쌓는 일만 남았다.
올해 엘피지에이 투어 공식멤버가 된 신지애(21·미래에셋)가 마침내 시즌 첫승 고지에 올랐다. 그것도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폴라 크리머(미국) 등 투어 정상급 스타 78명이 총출동한 대회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역시 ‘파이널 퀸’이었다.
8일 싱가포르 타나메라컨트리클럽(파72·6547야드)에서 열린 시즌 3번째 대회인 에이치에스비시(HSBC) 위민스 챔피언스(총상금 200만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 신지애는 선두 캐서린 헐(호주)에 무려 6타 뒤진 공동 6위로 출발했으나, 보기없이 버디를 6개나 잡아내며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 30만달러. 헐은 이날 2오버파로 무너지며 신지애에 2타 뒤진 2위로 밀렸다.
신지애는 1라운드 공동 25위(이븐파 72타), 2라운드 공동 32위(1오버파 145타) 등으로 출발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3라운드 들어 아이언샷과 퍼팅감각이 완전히 살아나며 보기없이 버디를 6개 뽑아내며 일약 공동 6위로 치고나섰고, 마지막날 역전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날 4라운드에서는 특히 1번홀부터 4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헐이 중반 한때 4타차까지 달아나 우승이 멀어지는 듯 했지만, 신지애는 꾸준히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했다. 그러자 기회가 왔다. 신지애 바로 뒤 챔피언조에서 상승세를 보이던 헐이 13번홀(파5·512야드)에서 느닷없이 더블보기를 범하며 무너진 것이다. 헐은 티샷을 왼쪽 나무숲으로 보내버렸고, 언플레이어볼을 선언해 1벌타를 먹고 결국 5온을 한 뒤 2퍼팅으로 마무리했다. 헐은 10언더파로 떨어졌고, 14번홀(파3·169야드)에서 파세이브를 한 신지애는 공동선두로 나섰다.
신지애는 이어 15번홀(파5·554야드)에서 3번째샷으로 공을 핀 4~5m 부근에 붙여 버디기회를 만든 뒤 이를 성공시켜, 14번홀에서 보기를 범한 헐을 2타차로 따돌리며 우승을 예약했다. 신지애는 이후 3홀을 모두 파세이브로 막았고,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헐은 추격전을 펼치는 듯했으나 18번홀(파4·414야드)에서 역시 티샷이 오른쪽으로 휘어지며 찬물을 끼얹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최종순위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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