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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

‘이변의 마스터스’도 예상못한 챔피언

등록 2009-04-13 22:02수정 2009-04-13 22:04

앙헬 카브레라(오른쪽 사진)가 13일(한국시각) 73회 마스터스 4라운드 18번홀에서 파퍼팅을 성공시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간 뒤, 오른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앙헬 카브레라(오른쪽 사진)가 13일(한국시각) 73회 마스터스 4라운드 18번홀에서 파퍼팅을 성공시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간 뒤, 오른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황제 꿇리고, 노장 젖히고…카브레라 막판 역전우승

73회 마스터스 최종순위
73회 마스터스 최종순위
“버디도 많이 할 수 있고, 보기도 많이 할 수 있는 코스다. 불가사의한 일이 많이 벌어진다. 그게 마스터스다.”

13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35야드)에서 끝난 제73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으로, 아르헨티나인으로는 처음 ‘그린재킷’을 입은 앙헬 카브레라(40). 그는 경기 뒤 “너무 흥분돼 말을 할 수 없다”고 소감을 밝힌 뒤 이런 말을 던졌다.

실제 이날 4라운드 막판, 마스터스의 전통인 역전극이 또 벌어졌다. 16번홀까지 22홀 연속 무보기를 기록하며 14언더파로 2위 그룹에 2타차 선두를 달리던 48살 노장 케니 페리(미국)가 파4인 17·18번홀 잇따라 보기를 범했다. 이로 인해 카브레라와 채드 캠벨(미국)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한 뒤 결국 연장전에서 그린재킷과 우승상금 135만달러를 헌납했다.


케니 페리가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 첫번째 승부에서 칩샷이 홀을 살짝 빗나가자 아쉬워하고 있다.
케니 페리가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 첫번째 승부에서 칩샷이 홀을 살짝 빗나가자 아쉬워하고 있다.
■ PGA 통산 2승이 모두 메이저대회 카브레라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71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 3명이 18번홀(파4·465야드)에서 벌인 연장 첫 승부에서 캠벨이 보기로 먼저 탈락했다. 카브레라는 티샷을 오른쪽 러프로 날려 보내 나무 바로 앞에서 두번째 샷을 해야 했던 위기상황에서 파세이브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10번홀(파4)로 옮겨 열린 두번째 연장전. 카브레라는 두번째 샷으로 온그린에 성공한 뒤 2퍼팅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만 48살8개월의 나이로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을 노리던 페리는 두번째 샷이 그린 왼쪽으로 빗겨가고 칩샷마저 핀에서 멀리 떨어져 허망하게 무너졌다.

1989년 프로로 전향한 카브레라는 2007년 38살의 나이로 유에스오픈에서 우승하면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승을 올렸는데, 이번 우승으로 통산 2승을 모두 메이저대회에서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타이거 우즈가 14번홀 페어웨이에서 샷을 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오거스타/AFP·AP 연합
타이거 우즈가 14번홀 페어웨이에서 샷을 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오거스타/AFP·AP 연합
■ 세계 69위로 그린재킷 입다 마스터스 우승 이전까지 카브레라는 세계랭킹 69위였다. 이에 따라 1986년 세계랭킹제 도입 이후 가장 낮은 순위의 선수가 그린재킷을 입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지난해 성적도 좋지 않았다. 피지에이 투어에 17차례 출전해 딱 한번 톱10에 들었다. 시즌상금도 86만8182달러로 저조한 편이었다. <에이피>(AP) 통신 등은 ‘카브레라는 가장 뜻밖의 챔피언’(most unlikely champion)이라고 했다.

■ 15살 때 캐디로 골프와 인연 카브레라는 15살 때, 고향에서 당시 세계적 프로골퍼이던 에두아르도 로메로가 헤드코치로 일하는 골프장 캐디로 취직하면서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1989년 20살 나이에 프로로 전향하기 전까지 그에게 레슨을 받았고, 유에스오픈 우승에 이어 마스터스 우승으로 아르헨티나 골프영웅으로 우뚝 섰다.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가 300야드를 웃도는 장타자다. 목이 짧고 뒤뚱거리는 걸음걸이 때문에 엘 파토(오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카브레라는, 1968년 마스터스에서 스코어 오기사건으로 연장전 우승 기회를 날려버린 아르헨티나 출신 로베르토 데 비센소의 한도 풀어줬다. 비센소는 2년 전 유에스오픈에서 우승하고 돌아온 카브레라에게 그린재킷 사진을 보여주며 자신의 한을 풀어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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