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희경이 태영배 한국여자오픈 마지막날 3라운드 18번홀에서 버디퍼팅을 성공시킨 뒤 활짝 웃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태영배 9언더파 역전 우승
‘지존’ 신지애가 떠난 한국여자프로골프 무대는 바야흐로 서희경(23·하이트) ‘천하’가 됐다. 지난 4월17일 제2회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역전극으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더니, 이번엔 대회 마지막 날 6타차를 뒤집고 생애 첫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제 그동안 신지애가 가지고 있던 ‘역전의 명수’, ‘파이널 퀸’라는 별명을 가져갈 법하다.
3일 경북 경주 디아너스컨트리클럽(파72·6538야드)에서 열린 ‘태영배 제23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5억원) 마지막 날 3라운드. 서희경은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잡아내며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로 시즌 2승 고지에 올랐다. 김보경(23·던롭스릭슨)을 1타차로 따돌린 짜릿한 우승이었다. 우승상금 1억3천만원.
지난 시즌 6승을 올리며 일약 신데렐라로 등장한 서희경은 생애 처음 내셔널타이틀을 거머쥐었으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대회 우승트로피도 처음으로 들어올렸다.
전날까지 선두 이보미(21·하이마트)에 6타나 뒤져 있어, 3라운드 시작 전까지만 해도 서희경의 역전 우승은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서희경은 2번홀(파5) 버디를 시작으로 9홀까지 버디만 3개 잡아내며 기회를 노렸다. 지난해 드림투어(2부리그) 상금왕 출신인 이보미는 전반 9홀까지 버디와 보기 1개씩으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애를 태웠다. 그러더니 14번과 16번홀 보기로 무너졌다.
서희경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6번홀(파5) 4m 거리의 버디퍼팅 성공으로 8언더파 공동선두로 나섰다. 이어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5m 거리의 버디퍼팅을 극적으로 집어넣으며 승부사의 면모를 보여줬다. 김보경은 18번홀에서 서희경이 지켜보는 가운데 10m 거리에서 버디퍼팅을 시도했으나 아슬아슬하게 빗나가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가는 데 실패했다. 이보미는 7언더파 209타 단독 3위.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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