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이 19일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우승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한국 여자프로골프 사상 처음
김희정 2위, 최혜용·장수화 3위
김희정 2위, 최혜용·장수화 3위
챔피언조보다 무려 9개 조나 앞서 플레이를 한 유소연(19·하이마트). 1·2라운드 부진을 만회라도 하듯, 그는 보기 없이 버디만 7개 잡아내는 신들린 듯한 샷을 선보였다. 전날 이븐파 25위였던 순위는 마지막 3라운드를 돈 뒤 7언더파 209타 단독선두가 됐다.
경기 뒤 곧바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유소연은 “진짜로, 연장 가건 우승하건, 저 정말 잘 친 것 같아요. 너무 만족해요. 져도 억울하지 않을 것 같아요”라며 활짝 웃었다. 이날 바람이 강하게 불어 다들 샷에 애를 먹었는데 잘 친 비결을 묻자, 그는 “로샷(낮은 탄도의 샷)을 구사한 게 잘 됐다”고 답했다. 클럽 로프트각을 세우고, 공을 오른발 앞쪽에 놓은 뒤 체중이동을 많이 해주는 샷이라는 설명이었다.
유소연이 8타차 열세를 극복하는 대역전 우승을 일궈내며 시즌 3승 고지에 올랐다. 19일 제주도 엘리시안제주컨트리클럽(파72·6509야드)에서 열린 2009 엠비시(MBC) 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3억원) 3라운드. 챔피언조에 속한 38살 노장 김희정이 마지막 18번홀 2.5m 파 퍼팅을 놓치면서, 유소연이 6000만원 우승상금 주인공이 됐다. 국내 여자프로골프 사상 8타차를 뒤집는 우승은 없었다.
1년 반째 오른발 족저근막염에 시달리며 투혼을 보였던 김희정은 파만 해도 연장에 들어갈 수 있었으나, 8m짜리 버디 퍼팅이 짧아 결국 보기를 범하며 무너졌다. 그리고 1999년 엘지(LG)019 여자오픈 우승 이후 10년 만의 정상 꿈도 허망하게 날아갔다.
유소연은 시즌상금 2억6700만원으로 1위로 올라섰고, 시즌 2승의 서희경(23·하이트)을 제치고 다승 선두로 나섰다. 전날 8언더파 단독선두였던 최혜용(LIG)은 이날 샷과 퍼팅 난조를 보이며 보기 4개와 버디 1개로 무너지며 5언더파 211타로 장수화(20·슈페리어)와 함께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최혜용은 지난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 이어 또다시 절친한 친구이자 맞수인 유소연에게 져 아픔이 더했다.
제주/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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