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놓친 우즈, 패배 예감한듯… 양용은(왼쪽)이 17일(한국시각) 피지에이(PGA) 챔피언십 4라운드 13번 홀에서 버디 퍼팅을 농친 뒤 아쉬워하는 타이거 우즈를 쳐다보며 이동하고 있다. 채스카/AFP 연합
연습 또 연습 독학으로 프로입문
2006년 우즈 제치며 ‘킬러’ 예고
5년간 투어 전대회 출전권 얻어
2006년 우즈 제치며 ‘킬러’ 예고
5년간 투어 전대회 출전권 얻어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 골프 메이저대회를 정복한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을 사람들은 ‘바람의 아들’이라 부른다. 바람 많은 제주도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거센 섬바람처럼 그에게는 시련도 많았다. 하지만 시련은 그를 더욱 옹골차게 만들었고, ‘호랑이’를 제압할 뚝심을 키웠다. 양용은은 19살 때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골프장에서 공 줍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골프의 매력에 빠졌다. 당시만 해도 골프는 부자들만 하는 운동이었다. 귤농사를 지으며 3남5녀를 키우느라 허리가 휜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는 없었다. 연습비 마련을 위해 나이트클럽 웨이터도 했다. 골프장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깨 너머 배운 샷을 혼자서 연습하고, 불꺼진 골프장에 새벽까지 남아 비닐하우스용 파이프를 골프채 삼아 휘둘렀다. 어머니 고희순(66)씨는 “용은이는 골프를 하는 줄도 모르게 골프를 했다”고 회상한다. 어렵게 훈련하다보니 프로 입문도 늦어졌다. 24살이던 1996년에야 비로소 프로테스트를 통과했다. 명색이 프로 골퍼였지만, 그다지 돈벌이는 되지 않았다. 1997년 투어 대회에선 꼴찌(60위)도 했다. 궁핍한 생활에 레슨 프로를 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긴장이 풀어질까 무조건 연습에만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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