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18)
안재형·자오즈민 아들 18살 안병훈
유에스아마추어 최연소 우승 도전
유에스아마추어 최연소 우승 도전
“나이가 무슨 상관이죠?” 만 18살이 채 안 된 소년이 되묻는다. 다소 당돌하게 느껴지지만, 그의 뒷말에 수긍이 간다. “타이거 우즈는 30대 중반이고, 로리 맥킬로이는 스무살 밖에 안됐어요. 케니 페리는 40대지요. 투어 대회를 보면 나이는 그냥 숫자일 뿐이예요.”
소년의 이름은 안병훈. ‘한-중 핑퐁 커플’ 안재형(44)-자오즈민(46) 부부의 아들이다. 그가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109회 유에스(US) 아마추어골프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바비크 파텔(미국)을 3홀차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그의 결승 상대는 이탈리아 로마 출신의 대학생 벤 마틴(22). 이번 대회 4번 시드를 받은 강적이다. 31일 36홀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결승전에서 마틴을 꺾으면, 그는 지난해 뉴질랜드 동포 이진명(대니 리)이 세웠던 대회 최연소 우승기록(18살1개월)을 갈아치우게 된다. 안병훈은 오는 9월17일에야 만 18살이 된다. 한국 국적 선수로는 사상 처음 우승에 도전하는 그는 “만약 우승한다면 기록이 깨질 때까지 사람들이 내 이름을 기억할 테니까 참 근사한 일일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성내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남서울컨트리클럽 등에서 연습을 하며 실력을 키운 안병훈은 지난 2005년 12월 중학교 2학년을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플로리다주 브레든턴에 살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아마추어대회 우승 경력이 전무해, 이번 대회에서도 1라운드 통과가 목표였다. 이 때문에 옷을 5벌밖에 가져오지 않아, 준결승전이 끝나고 근처 상점에 들러 결승전에 입을 옷을 따로 사입기도 했다. 털사 지역 신문은 이를 빗대 “그가 사입은 옷은 ‘메이드 인 코리아’였다. 그도 2009 유에스아마추어챔피언십을 메이드 인 코리아로 만들지도 모르겠다”고 쓰기도 했다.
유에스아마추어챔피언십 결승 진출자에게는 내년 마스터스와 유에스오픈 출전권이 주어진다. 우승하면 브리티시오픈까지 초청받게 된다. 송민영(20)의 유에스여자아마추어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안병훈까지 미국 남자 아마추어골프계를 석권할지 주목된다.
글 김양희 기자, 연합뉴스 , 사진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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