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우즈 상금은 왜 신지애의 5배일까
테니스는 남녀 우승상금 차별 철폐…‘보수적인’ 골프 격차 심해
여자 선수는 테니스가 좋아?
15일(한국시각) 끝난 유에스(US)오픈에서도 남녀단식 우승자인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아르헨티나)와 킴 클레이스터르스(벨기에)는 똑같이 160만달러(19억3000만원)의 우승상금을 받았다. 여자 테니스 선수들의 평등권 요구로 근래 들어 4대 메이저대회가 우승상금 차별을 철폐했기 때문이다.
이런 테니스의 양성평등 분위기는 메이저 아래의 투어 대회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자프로테니스 투어 총상금 규모가 400만달러를 넘는 대회가 4~5개에 이르고 우승상금이 70만달러인 대회도 여럿이다. BNP 파리바 오픈처럼 남녀 투어대회가 함께 열렸을 때, 여자 단식 우승자가 남자보다 더 많은 상금을 받는 경우도 있다.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는 디나라 사피나(러시아·세계 1위)는 투어 3승 등으로 347만달러의 상금을 챙겼다. 16일 현재 세계 남녀 테니스 시즌 상금 100만달러를 넘은 선수는 남자 11명, 여자 10명으로 차이가 없다.
시선을 돌려 골프를 보면 테니스 여권(?)의 위력이 실감난다. 14일 미국프로골프(PGA)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3차 대회에서 우승한 타이거 우즈(미국)의 상금은 135만달러. 그러나 같은 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을 차지한 신지애는 우즈 상금의 5분의 1 가량(27만달러)만을 손에 쥐었다. 이런 상금 격차로 신지애는 시즌 3승에 상금 1위(149만달러)를 달리고 있지만, 피지에이 무대에서는 49명이 이미 시즌 상금 150만달러를 넘겼다.
골프는 스폰서 규모, 대중적 인기의 차이로 인해 여전히 남자가 우월적 위치에 있다. 그러나 여자 테니스계는 70년대의 전설적인 여자 선수 빌리 진 킹 등이 앞장선 상금차별 철폐 노력 등으로 지형이 바뀌었다. 남자 테니스 선수들이 “여자도 5세트를 하라”며 볼멘소리를 내지만 대세는 굳어졌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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