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투어 그랜드 파이널…고교생 골퍼 장하나에 신승
마지막 18번 홀(파5·574야드). 5m 거리의 파 퍼팅을 남겨놓은 서희경(23·하이트)에게 그린 주변을 에워싼 수백명 갤러리의 눈이 쏠렸다. 넣으면 우승, 못 넣으면 연장전으로 갈 수 있는 상황.
이미 시즌 3승에 통산 9승을 올린 ‘관록’이 빛을 발했다. 서희경은 자신있게 퍼팅을 했고, 공은 보란 듯 홀컵으로 빨려들었다. 순간, 여고생 국가대표 장하나(17·대원외고2)의 생애 첫 우승 꿈도 허망하게 날아갔다.
첫날부터 사흘 내내 단독선두를 달리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다, 4년 만의 아마추어 챔피언 탄생을 노리던 그였기에 아쉬움은 더했다.
25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 하늘코스(파72·6555야드)에서 열린 2009 KB국민은행 스타투어 그랜드 파이널(총상금 5억원) 4라운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에서 서희경이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장하나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1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주 하이트컵 챔피언에 이은 2주 연속 우승. 2주 만에 두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2억2000만원의 상금을 챙겼다.
서희경은 시즌 4승으로, 이날 공동 4위를 차지한 유소연(19·하이마트)과 다승 공동선두로 나섰다. 또 시즌 상금 5억8623만원으로, 유소연(5억5941만원)을 제치고 선두를 탈환했다.
올 시즌 투어 대회는 2개가 남아 있어, 둘의 다승 및 상금왕 경쟁은 막판까지 치열할 전망이다.
장하나에 1타 차 2위로 출발한 서희경은 1~3번 홀에서 내리 버디를 잡아내며 16언더파 단독선두로 나섰다. 1번 홀 버디 뒤 2번 홀 보기를 범한 장하나와는 2타 차. 그런데 16번 홀(파3·140야드)에서 장하나가 8m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1타 차로 압박해온 순간, 서희경은 1.5m 파 퍼팅을 놓쳐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하지만 서희경은 곧바로 17번 홀(파4·397야드)에서 129야드를 남기고 9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홀컵 한 뼘 부근에 붙여 버디를 잡아냈다. 다시 장하나와 1타 차. 서희경은 18번 홀에서는 드라이버샷이 벙커에 빠진 뒤, 6번 우드샷이 벙커 턱을 맞고 나오는 바람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151야드를 남기고 4번째 샷을 7번 아이언으로 홀 5m 부근에 붙인 뒤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서희경은 “시즌 5승이 목표인데, 남은 두 대회 최선을 다해 상금왕과 다승왕을 차지하겠다”고 말했다.
영종도/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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